‘바람의 손자’ 이정후, 발야구 DNA도 물려받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13 06: 07

호타준족의 대명사 이종범(47) 해설위원은 현역시절 ‘바람의 아들’이란 멋진 별명을 얻었다. 아들의 달리기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넥센은 12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2차전서 5-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넥센은 13일 kt를 상대로 3연전 스윕에 도전한다. 
고졸신인 이정후는 이날도 중견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4타수 1안타 2득점으로 활약했다. 생각보다 방망이는 잘 맞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1루로 살아나가 상대를 괴롭혔다. 넥센이 득점을 할 때마다 이정후는 공격의 첨병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했다. 

넥센은 0-2로 뒤진 4회말 1점을 만회했다. 유격수 박기혁의 실책으로 이정후가 살아나갔다. 채태인이 때린 1루수 강습타구를 모넬이 놓쳤다. 아쉬운 모넬은 계속 드러누워 1루를 비웠다.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이정후는 단숨에 1루에서 3루까지 내달렸다. 순간적인 상황판단이 좋았다. 
후속타자 김웅빈의 타구가 다시 1루수 모넬을 향했다. 모넬이 공을 더듬는 사이 이정후가 주저하지 않고 홈을 밟았다. 이정후의 빠른 발이 1점을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닌 장면이었다. 
발야구는 계속됐다.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가 안타를 치고 1루에 안착했다. kt 투수 심재민의 실책이 나왔다. 이정후는 틈을 놓치지 않고 1루서 3루까지 달렸다. 윤석민의 희생타가 터지자 이정후는 홈을 밟았다. 그의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이 돋보였다. 
현역시절 이종범은 무려 네 차례나 도루왕에 올랐다. 특히 1994년에 이종범은 한 시즌 84회나 베이스를 훔쳤다. 이정후는 아직 프로데뷔 후 도루는 없다. 이정후는 “나는 아버지처럼 잘 치고 막 도루하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게 빠르지도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정후가 이종범처럼 바람을 가르는 대도는 아니다. 다만 공격적인 베이스러닝과 순간적인 상황판단은 아버지를 쏙 빼닮았다. 장정석 감독은 “이정후가 매우 빠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다. 쓸만한 스피드를 갖고 있다”며 만족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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