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 달러짜리’ 불펜투수로 전락한 오설리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13 06: 08

“1선발감이라고 생각하고 데려왔는데...”
장정석 넥센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외국투수 션 오설리반(30, 넥센)이다. 비시즌 넥센은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110만 달러(약 12억 5천만 원)를 투자해 오설리반을 영입했다. 앤디 밴헤켄을 보좌해 확실한 원투펀치를 구성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오설리반은 일본전지훈련부터 불안했다. 그는 주니치 2군을 상대로 1이닝 4실점을 하는 등 실망스러웠다. KIA를 상대로도 2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고전했다. 오설리반은 “일본 마운드가 물러서 축발을 제대로 딛지 못했다. 왼쪽 무릎에 수술경력이 있다. 100%를 던지지 못했다”고 했다. 장정석 감독 역시 “핑계가 아니다. 미국에서만 던지다보니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이해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치른 시범경기는 달랐다. 오설리반은 NC전에 선발등판, 4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제몫을 다했다. 오설리반은 삼성 타선을 2안타로 막아내며 1실점, 첫 시범경기 승리투수가 됐다. 오설리반은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69로 리그 1위에 올랐다. 경기를 치를수록 투구내용이 점점 좋아졌다. 결국 오설리반은 밴헤켄에 이은 2선발감으로 낙점됐다. 
기대를 모았던 데뷔전서 오설리반은 LG타선을 상대로 5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번에는 엄지손가락 물집이 문제였다. 장 감독은 “이야기를 하면 핑계를 대는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미세한 통증이 있어 예민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두 번째 기회는 더 부진했다. 오설리반은 두산과 2차전서 2이닝만에 대거 6실점하며 강판을 당했다. 한국무대 첫 2경기서 7이닝만에 13실점이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16.71에 달한다. 장 감독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는 “2군에 보낼까. 1군에서 적응시킬까 고민했다. 우선 중간계투로 넘기기로 했다. 3이닝 정도를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투수가 한국에 오면 다른 스타일의 타자들에게 애를 먹는다. 선구안이 좋은 한국타자들은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간다. 일단 나가면 빠른 발로 투수를 괴롭힌다. 투수가 타자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다. 
힘을 앞세운 정면대결도 통하지 않았다. 오설리반은 "최고구속이 150km/h가 넘는 파워피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가 던진 결정구마다 밋밋한 140km/h대 공이 들어가고 있다. 그것도 가운데 몰리니 난타를 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보직이 문제가 아니라 그의 제구와 구위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다. 
과연 오설리반이 선발투수의 부담을 덜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의 문제는 적응의 문제일까. 불펜투수로 쓰려고 110만 달러짜리 선수를 영입할 구단은 없다. 오설리반은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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