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이택근(37, 넥센)이 위기의 넥센을 구했다.
넥센은 12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2차전서 5-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넥센(5승 5패)은 kt전 11연승을 기록하며 파죽의 시즌 5연승을 달렸다. kt는 7승 3패가 됐다.
넥센은 최근 4경기서 각각 11, 20, 19, 17안타를 때리며 각각 7, 13, 13, 12점을 뽑아 4연승을 거뒀다. 서건창은 사이클링 히트를 쳤고, 신인 이정후는 첫 홈런을 멀티홈런으로 장식했다. 윤석민은 16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한 경기 5안타도 작렬했다. 허정협은 타율 0.672를 기록 중이었다.
누가 봐도 평소보다 너무나도 타격감이 좋았다. 반대로 말하면 사이클이 있는 타격에서 내리막을 걸을 수도 있다는 것. 경기 전 장정석 감독은 “이렇게만 경기를 하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사이클이 있는 것이 타격이다. 야구는 정말 쉽지 않다. 6~7안타를 때려 2-1로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였다. 넥센은 kt 선발 고영표의 구위에 밀려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장타를 몇 개 묶어 단숨에 3~4점을 내던 넥센이다. 두산을 상대로는 한 이닝 10점까지도 뽑았다. 하지만 이날은 1점을 내기도 쉽지가 않았다.
넥센은 0-2로 뒤진 4회말 만회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이정후는 실책으로 살아나갔다. 1루수 모넬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두 개나 범하며 이정후가 홈을 밟았다. 넥센이 잘했다기보다 운이 좋았다.
넥센을 구한 선수는 베테랑 이택근이었다. 넥센은 6회말 김하성의 밀어내기로 한 점을 만회했다. 2사 만루에서 대타로 이택근이 타석에 섰다. 이택근은 구원투수 심재민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단숨에 넥센이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경기 전까지 이택근은 18타수 3안타, 타율 0.167로 부진했다. 외야수에 이정후, 허정협 등 신예들이 맹타를 휘두르며 출전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1루수 채태인, 지명타자 윤석민도 타격감이 좋았다.
하지만 이날따라 넥센은 좀처럼 한 점을 내지 못했다. 이택근은 팀이 위기인 상황에서 등장해 한 번의 타격으로 제대로 불을 지피는 역할을 했다. 이택근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넥센은 다시 한 번 불방망이가 살아나 5연승을 달렸다. 베테랑의 품격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