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들의 팽팽한 호투. 승자는 SK였다.
SK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을 2-1로 승리했다. 전날 4-6 분패를 갚아주는 짜릿한 승리. 선발투수 메릴 켈리가 8이닝 6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호투했고, 최정이 12회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홈팀 SK의 선발 라인업은 노수광(중견수)-나주환(1루수)-최정(3루수)-김동엽(좌익수)-정의윤(지명타자)-한동민(우익수)-이재원(포수)-김성현(2루수)-이대수(유격수)가 채웠다. 선발투수는 켈리.
롯데는 손아섭(우익수)-김문호(좌익수)-앤디 번즈(2루수)-이대호(지명타자)-최준석(1루수)-강민호(포수)-이우민(중견수)-문규현(3루수)-신본기(유격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마운드에는 브룩스 레일리.
양 팀 투수들은 3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스트라이크존을 구석구석 찌르는 투구로 경기 진행속도가 빨랐다.
선취점은 SK의 몫이었다. SK는 4회 선두 김동엽이 3루수 강습타구로 문규현의 실책을 유발해 1루까지 살아나갔다. 이어 정의윤의 우전 안타로 무사 1·3루, 한동민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재원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김동엽을 불러들였다. SK의 1-0 리드.
이후 경기는 다시 투수전 양상이었다. 켈리는 5회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문규현과 신본기를 연달아 삼진으로 솎아내며 실점을 억제했다. 이어 6회에도 손아섭과 김문호를 연달아 삼진 처리하며 레일리도 6회 선두 최정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삼진과 병살타로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레일리는 7회까지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확히 100구를 던지는 동안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그나마 실점도 비자책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롯데는 이어 던진 배장호가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음에도 타선의 침묵으로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2회부터 4회까지, 그리고 6회와 8회에 주자가 나갔지만 적시타가 없었다.
켈리는 8회까지 101구를 던졌다. 아직 체력의 여유가 남은 상황. 하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9회 마운드에 서진용을 올렸다. 이 선택이 패착이었다. 서진용은 1이닝 동안 안타 세 개를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강민호는 1사 1·3루 찬스에서 3루수 강습타구로 내야 안타를 만들며 원점을 만들었다. 켈리의 시즌 첫 승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10회 무사 1·3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문호의 파울 플라이와 손아섭의 병살타로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SK 역시 10회 공격에서 안타 두 개와 고의4구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강민이 범타로 물러났다.
롯데는 11회 1사 1·2루 기회에서 이우민의 삼진과 정훈의 범타로 또다시 아쉬움을 삼켰다. SK는 곧바로 이어진 11회 공격에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손승락이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손승락은 박승욱과 노수광을 연달아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SK는 12회,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두 박정권이 좌전 2루타로 출루했고 최정이 그를 불러들이며 경기를 끝냈다. 최정의 끝내기는 개인 통산 3호. 마지막 끝내기는 2014년 4월 22일 문학 NC전이었다. 무려 1086일만의 끝내기였다. /ing@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 데이터 박스
- SK 메릴 켈리 : 8이닝 6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투구수 101개
속구 35개(145~151km), 체인지업 21개(130~139km), 투심 20개(143~151km), 커터 18개(141~146km), 커브 7개(128~133km)
- 롯데 브룩스 레일리 : 7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 투구수 100개
속구 37개(139~146km), 체인지업 23개(129~134km), 투심 19개(138~145km), 슬라이더 17개(129~137km), 커브 4개(118~123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