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켈크라이' SK 켈리, 호투는 빛났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12 22: 50

'켈크라이' 메릴 켈리(29·SK)가 또 한 번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켈리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에 선발등판, 8이닝 6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11탈삼진은 KBO리그 데뷔 후 최다 기록. 하지만 호투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클로저' 서진용이 9회 동점을 내줬기 때문이다. SK는 12회 터진 최정의 끝내기 안타로 승부를 매조지었다.
켈리는 지난 시즌 켈크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시즌 호투를 거듭했음에도 유독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별명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33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선발투수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 평균자책점은 3.69로 전체 5위였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도 22회로 많았다. 그러나 승수는 단 9승에 불과했다. 전체 20위. 개인 기록에 비해 승운이 유독 안 따랐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켈리는 앞선 두 경기서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지만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켈리는 이날 경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1회와 6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한 이닝에 두 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 건 5회 한 번뿐이었다. 구위 자체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별다른 위기 없이 경기를 매조지할 수 있었다. 켈리는 이날 경기 최고 구속 151km의 속구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윽박질렀다. 거기에 투심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고루 섞어 던지며 팔색조의 면모도 뽐냈다.
고비마다 탈삼진 능력이 빛났다. 켈리는 이날 경기 탈삼진 11개를 뽑아냈다. 결정구도 다양했다. 경기 초반에는 속구와 커브의 조합으로 배트를 끌어냈다. 5회 1사부터 6회 2사까지는 네 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했다. 5회 문규현과 신본기에게는 140km대 후반의 속구로 방망이를 끌어냈다. 6회 손아섭과 김문호에게 삼진을 빼앗을 때는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가져갔다. 다양한 투구 패턴에 롯데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켈리의 결정구는 체인지업 4개, 속구 4개, 커브 2개, 커터 1개로 각양각색이었다.
9회를 서진용에게 맡긴 켈리는 여유 있는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서진용이 강민호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주며 승리가 날아갔다. 켈리는 이후 덤덤하게 남은 경기를 관전했다. 최정의 끝내기 순간에는 승리가 날아간 걸 잊은 듯 껑충껑충 뛰며 승리를 만끽했다.
'켈스마일'이 될 뻔한 켈리는 시즌 첫 승을 또 한 번 다음으로 미뤘다. 그럼에도 호투는 충분히 빛났다. /ing@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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