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김기수 “‘화섹남’이란 응원까지..찬란한 나의 봄”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4.14 10: 44

“‘요섹남’이란 말이 있잖아요. 요즘엔 제게 ‘화섹남’이라 해요. 정말 이렇게 사랑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개그맨 김기수는 요즘 ‘예쁜 남자’로 통한다.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직접 메이크업을 하고, 자신이 직접 습득한 노하우들을 전수하는 영상을 찍으며 온라인상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최근 인터뷰를 위해 OSEN 사옥에서 만난 김기수는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요리를 잘하는 남자를 ‘요섹남’이라고 하는데, 요즘에는 사람들에 제게 화장을 잘하는 남자라고 해서 ‘화섹남’이라 불러준다. 좋아해주는 분도 많아졌고, 인터뷰 요청도 많이 들어온다. 제게 맨즈뷰티의 선봉장이라는 말씀을 해주시기도 한다. 요즘 정말 행복하다. 이런 따뜻한 관심을 언제 느껴보겠나.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순간이 오니, 그것만으로도 난 행복하다. 나의 2017년 봄은 정말 찬란하다.”

“아침마다 햇살이 정말 따뜻하다”며 행복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인 김기수. 그가 진행하는 SBS 모비딕 뷰티 콘텐츠 ‘김기수의 예쁘게 살래 그냥 살래’(이하 예살그살)은 론칭 3개월 만에 2천만 뷰를 돌파했다. 그야말로 ‘대박’을 친 셈이다. 김기수는 “방송국 가면 저 보러 ‘이천만 요정’이라 한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SBS 사옥 로비에 간판 프로그램 광고가 나오는 전광판이 있다. 거기에 ‘예살그살’이 올라와 있다. 소위 잘 나가는 프로그램이 나오는 자리에 제 얼굴이 딱 있으니 얼마나 감동이야.(웃음) 그걸 보고 깜짝 놀라서 눈물이 났다. PD님들은 제게 ‘이천만 요정이 오셨는데 버선발로 뛰어나가야 한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김기수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예살그살’의 기획부터 노하우까지 전부 자신이 직접 짜서 촬영에 임한다. 이제 막 화장을 시작한 사람들을 위한 기본 노하우부터, 화장 좀 한다는 사람들도 깜짝 놀랄 만한 고난도 비법까지, 김기수는 ‘예살그살’에 자신만의 ‘꿀팁(꿀과 팁의 합성어, 매우 유용한 팁이라는 뜻)’을 아낌없이 집어넣는다. 
“제가 30년 된 코덕(코스메틱 덕후)이다. 요즘이야 맨즈뷰티 시장이 커졌지만, 제가 화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만 해도 화장품은 무조건 여성용이었다. 여성과 남성의 피부가 차이가 있어, 내게 맞는 화장품부터 화장법까지 직접 발라가며 찾아냈다. 그렇게 열심히 바르다보니 꿀팁들이 쌓였다. ‘예살그살’에 나오는 꿀팁들은 다 내가 평소에 하던 것들이다.”
‘예살그살’을 만나기 전, 김기수는 뷰티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직접 웹캠 작동법을 공부하며 영상을 찍어 동영상 공유 사이트(유튜브)에 올렸다. 그가 올린 첫 영상은 화질도, 각도도 부족하기만 했다. 하지만 김기수는 포기하지 않고, 몸으로 부딪혀가며 영상을 만들어나갔다. 
“왜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냐고? 사람들이 왜 나를 싫어하는지 알고 싶어서.(웃음) 그런 영상 사이트는 댓글들이 직접 보이니까 악플러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나 다 볼 수 있어서 시작했다. 또, 내가 성형한 게 아니라 ‘화장발’로 이렇게 예뻐진 거라고 ‘까발리고’ 싶었다.(웃음) 컴퓨터로 영상을 찍고, 녹음하고, 편집하는 것까지 3개월 동안 배워서 직접 찍었다. 머리부터 네일, 의상, 메이크업 콘셉트 전부 내가 기획해서 찍었다.”
김기수는 “욕먹을 각오로 시작했는데, 오히려 ‘기술’이라며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욕보다는 칭찬이 많았고, 이에 용기를 얻어 계속 영상을 찍어나갔다고. 그럼에도 ‘예살그살’을 하기까지는 오랜 고민이 필요했다고 김기수는 고백했다. 그는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예살그살’을 하기 싫다고 한 달을 피해 다녔다”고 회상했다. 
“영상 채널은 일부러 찾아와서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편안하게 소통했다. 하지만 ‘예살그살’ 같은 웹예능 콘텐츠는 모든 사람들에 열려있는 것 아니겠나. 나를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한 달을 피해다녔는데, ‘미팅 한 번만 합시다’라고 PD님이 말해서 딱 한 번 만났다. 하지만 제작진이 추구하는 ‘미(美)’가 나와 똑같았다. 거기에 홀랑 넘어갔다.”
그렇게 어렵사리 ‘예살그살’ 팀과 의기투합을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김기수는 “지금은 전용스튜디오가 있지만, 초반에만 해도 ‘모닝와이드’ 찍는 스튜디오를 딱 30분 빌려서 후다닥 찍고 도망치듯 나왔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했는데 3회에 200만 뷰가 넘어서 제작진과 SBS가 난리가 났다.(웃음) PD님이 제게 댓글을 한 번 보라고 했는데 도저히 못 보겠더라. 용기가 안 났다. 그러다 제발 보라고 해서 간신히 댓글창을 들어갔더니 2천 건 넘는 댓글이 전부 응원과 칭찬이었다. 그동안 욕만 먹었는데, 왜 내가 찬사를 받지. 순간 그렇게 생각이 나면서 감동이 밀려왔다. 이젠 댓글창에 조심스레 ‘김기수입니다’라고 인사말을 남길 수 있게 됐다.”
김기수는 ‘예살그살’을 통해 돈과 바꿀 수 없는 용기를 얻었다. 그는 “‘스머지 스머지’나 ‘세상에나 마상에나’와 같은 나의 추임새가 유행어가 됐다. 댄서킴 때보다 유행어가 많아졌다”며 행복해했다. 숱한 오해로 힘든 날을 보내기도 했지만, 김기수는 이제 누구보다 당당한 뷰티 크리에이터가 됐다. 
“방송에선 볼 수 없느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계획한 것들이 좀 있다. 기대할 만한 일들이 많은 것 같다. 더 많은 브랜드와 콜라보도 하려고 하고, 내 브랜드를 내는 게 최종 목표다. 아직까지는 뷰티에 전념하고 싶다. 올해 기운이 좋으니, ‘쭉쭉’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yjh030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