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속 출루 기염’ 하퍼, MVP 모드로 복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12 13: 00

2015년 브라이스 하퍼(25·워싱턴)는 무적의 선수였다. 153경기에서 타율 3할3푼, 42홈런, 99타점을 기록했다. 그런 하퍼를 상대 투수들은 극도로 경계했다. 결국 하퍼는 124개의 볼넷을 얻어 4할6푼이라는 어마어마한 출루율을 기록했다.
그렇게 이견의 여지가 없는 2015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하퍼는 2016년 MVP 2년차 징크스를 겪었다. 여전히 투수들이 하퍼를 피해가는 가운데, 인내심이 무너진 타격으로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특히 집요한 낮은 코스 공략에 고전했다. 투수들은 볼넷을 주는 대신, 장타를 주지 않으려 했다. 존이 무너진 하퍼의 타율은 2할4푼3리로 곤두박질쳤다. 여전히 많은 볼넷(108개)을 얻기는 했지만 믿을 수 없는 부진이었다.
그런 하퍼가 다시 2015년의 위용을 찾아가고 있다. 하퍼는 11일과 12일 미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2경기에서 9연속 출루라는 쉽게 보기 어려운 기록을 썼다.

11일 6번 모두 출루한 하퍼였다. 약간 행운이 가미된 2루 강습 안타까지 포함해 안타 4방을 쳤고 볼넷 2개를 골랐다. 3타점-2득점까지 수확한 만점 활약이었다. 12일에도 첫 세 타석에서 모두 볼넷을 골라 나갔다. 하퍼가 한 경기에서 6회 이상 출루한 것은 그 유명한 시카고 컵스의 ‘하퍼 회피 전략’이 가동됐던 2016년 5월 9일 7출루(13이닝) 이후 처음이자 개인 두 번째였다.
12일 세인트루이스 선발 랜스 린은 하퍼와 정면승부를 하지 않았고, 하퍼도 굳이 무리하게 공을 치려고 하지 않았다. 린의 공을 잘 고른 하퍼는 6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날 때까지 9번을 내리 출루했다. 이는 하퍼의 개인 통산 타이 기록이었다.
8회 오승환의 빠른 공을 절묘하게 받아쳐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까지 친 하퍼의 출루율은 무려 5할4푼1리까지 뛰어올랐다. 물론 아직 몇 경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도 아니다. 여기에 하퍼는 3할9푼3리의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고, 벌써 2개의 홈런과 8타점을 기록했다. 방망이도 잘 맞고 있고, 몸 상태에도 문제가 없다. OPS는 1.219에 이른다.
지난해도 초반 페이스가 좋기는 했지만 하퍼가 자신의 약점이 드러난 뒤 거둔 성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해 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이 하퍼에 기대를 걸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마무리는 어떻게 될지 관심이다. 어쩌면 9연속 출루가 하퍼의 대응 방안이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면, 이는 폭발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워싱턴 D.C=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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