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옛 말이 이렇게 들어맞을 수 있을까.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민우(24)의 존재감은 그가 없는 사이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박민우는 합류 이후 NC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고 박민우의 합류로 NC 타선 역시 균형감이 생겼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박민우의 공백은 예상보다 컸다. 이호준, 이종욱 등 베테랑이 세대교체의 명분으로 팀에서 빠진 가운데 공격을 풀어나갈 ‘게임 메이커’의 존재가 없었다. 재비어 스크럭스와 나성범 등의 한 방도 이따금씩 나왔지만 경기 흐름 자체를 바꿀만한 활약상은 없었다. 박민우가 없는 사이 김준완, 김성욱 등이 리드오프로 나섰지만 박민우를 완전히 대체하긴 힘들었다.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고, 흔들 수 있는 박민우의 존재는 NC 야구를 좀 더 활발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박민우가 지난 7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팀에 합류하자 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됐다. 박민우가 합류하면서 NC 타선, 그리고 팀은 균형감이 생겼다. 복귀전에서 박민우는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활약을 펼치며 팀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지난 11일 마산 LG전, 박민우의 재치 있는 플레이 하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6회초 2점을 헌납해 1-3으로 뒤진 채 맞이한 6회말. 선두타자는 박민우였다. 박민우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기습 번트 내야 안타를 만들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타구를 잡은 포수 유강남이 미끄러졌지만 이와 별개로 박민우는 세잎 타이밍이었다.
LG 선발 차우찬에 끌려가던 NC 타선에 박민우의 번트 안타 이후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박민우의 번투 안타 이후 차우찬은 흔들렸다. 김성욱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나성범의 우중간 2타점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권희동의 희생플라이까지 나오면서 NC는 4-3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이를 경기 끝까지 이어갔다.
박민우의 세기 한 방이 힘에 눌리던 NC를 다시 일으켰다. 박민우는 복귀 후 타율 0.412(17타수 7안타) 4득점을 기록 중이다. 완전한 컨디션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박민우가 복귀하면서 NC 타선의 균형감, 그리고 생동감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초반 4승5패로 다소 주춤하고 있는 NC다. 그러나 박민우가 있으매 더 이상의 걱정은 없는 듯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