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때는 쉬어라" 김태형 감독의 슬럼프 탈출 지론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4.12 13: 06

"정신이 맑아져야지, 매달린다고 되는 것은 없다."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이 '슬럼프' 탈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두산은 지난 11일 경기 전까지 4연패에 빠져 있었다. 투수가 흔들린 것도 컸지만, 팀 타율이 2할2푼5리를 기록할 정도로 타자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민병헌, 김재환, 허경민, 국해성 등은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자발적으로 실내연습장에서 특타를 실시했다.

이 소식을 들은 김태형 감독은 반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사실 타격이 잘 안 맞는다고 해서 배팅 연습에 매달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사령탑으로 초조할 법도 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정신이 맑아져야 경기에 집중을 할 수 있다. 또 연습장에서 느린 공을 많이 때리는 것보다는 경기에서 집중을 하는 편이 더 낫다"라며 "월요일에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 정도면 몰라도 실내 타격 훈련에 그렇게 매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스트레스를 받기 보다는 차라리 술 한 잔 하면서 새롭게 기분을 바꾸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잠실 넥센전에서 박건우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었다. 박건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1할1푼5리로 심각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김 감독은 "배트가 안맞을 때는 타석에 서는 것 조차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한 번씩은 벤치에서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의 전략이 통했을까. 박건우는 11일 KIA전에서 멀티히트에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반면 '연습벌레' 민병헌은 "감독님께서는 최대한 야구장에서 힘을 쓰기를 원하신다. 그런데 힘이 있을 때 연습을 해야 한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면서 잘 맞는 것을 찾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두산은 장단 21안타를 치며 완벽하게 타격 회복을 했다. 전날 자발적 특타를 실시한 선수를 비롯해 휴식을 취한 선수까지 일제히 매섭게 방망이를 돌리며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슬럼프 탈출에는 정답이 없던 모양이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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