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7사사구+풀카운트 6회' 제구에 운 박종훈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11 22: 06

"(박)종훈이요? 결국 제구력 차이가 아닐까요.“
SK의 잠수함 투수 박종훈은 1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에 선발등판, 5⅔이닝 5피안타 7사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103개로 다소 많았다. SK는 선발 박종훈의 난조로 롯데에 4-6 패배를 당했다.
박종훈은 롯데전서 양면의 투구를 선보인 바 있다. 2015시즌에는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로나쌩(롯데만 나오면 쌩큐의 준말)'이라는 별명에 들어맞는 모습.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네 경기 나서 평균자책점 7.00으로 확연히 달랐다.

2015시즌 SK 수석코치를 역임한 뒤 2016년 롯데에 부임한 조원우 감독은 그 차이를 제구력으로 꼽았다. 조 감독은 "박종훈이 제구만 되면 어느 팀도 3~4연타를 때려내기 힘든 구위를 가졌다. 하지만 제구가 흔들리면 볼넷을 남발한다. 그럴 때면 위기를 자초하는 스타일이다"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날 경기 승부처는 박종훈의 제구력에 달려있었다.
그리고 박종훈은 2015시즌보다 지난해 모습과 가까웠다. 제구력이 흔들리며 롯데 타자들에게 기회를 거듭 제공했다. 3회까지 투구수는 70구였는데, 스트라이크와 볼 개수가 35개로 같았다. 롯데 타자들이 만루 기회를 계속해서 놓치며 3회까지 2실점한 게 다행스러운 투구내용이었다.
악몽은 끝이 아니었다. 박종훈은 4회까지 20타자를 상대하며 풀카운트 승부만 무려 여섯 번 연출했다. 투구수는 자연히 늘어났다. 6회를 채우지 못했음에도 103구를 던진 이유다.
물론 희망은 있었다. 박종훈은 4회와 5회를 깔끔하게 막았다.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 아웃카운트 여섯 개 중 장기인 땅볼이 무려 다섯 개였다. 투구수는 18개뿐이었다. 만일 4~5회도 앞선 이닝들과 비슷했다면 박종훈은 5이닝을 채우지 못했을 것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경기 전 선발 로테이션 밑그림을 설명했다. 그는 아내 출산으로 미국에 다녀온 스캇 다이아몬드가 로테이션에 합류할 경우 김주한이 불펜으로 내려간다고 밝혔다. 바꿔 말하면 김주한과 박종훈에게 재신임을 보낸 것. 만일 박종훈이 이날 경기 4회와 5회 모습을 이을 수 있다면 선발진 한 자리는 그의 몫이다. 하지만 1회부터 3회까지 모습이 반복된다면 힐만 감독의 선발진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ing@osen.co.kr
[사진] 인천=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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