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 불펜 집단난조, 로젠탈-오승환 믿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11 11: 53

세인트루이스의 불펜이 시즌 초반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거액의 몸값을 주고 모셔온 브렛 시슬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결국 트레버 로젠탈과 오승환이라는 전·현직 마무리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세인트루이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워싱턴 D.C의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6-14로 졌다. 타선이 5회까지 5점을 뽑는 등 비교적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마운드가 상대 타선의 화력을 버텨내지 못했다. 6회까지 15안타를 얻어맞았고 볼넷도 4개나 내줬다. 2점차 열세였던 8회에는 무려 7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4이닝 동안 11개의 안타를 맞고 6실점(5자책점)한 선발 웨인라이트의 지분이 컸지만, 불펜투수들도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다. 특히 두 번째로 등판한 시슬의 부진이 계속됐다는 점은 머리가 아프다. 시슬은 특정 선수에 대한 부하가 심했던 세인트루이스 불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오프시즌 영입작이었다. 4년 3050만 달러라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 들어갔다. 하지만 시즌 초반은 낙제점이다.

시슬은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에서 2이닝을 던지면서 4피안타(1피홈런)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8.00의 최악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5-4로 앞선 무사 2,3루에서 웨인라이트를 구원 등판한 시슬은 위터스에게 곧바로 좌전 적시타를 맞았고, 1사 후에는 이튼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5회에는 어쨌든 자신의 자책점이 없었지만 6회에는 하퍼, 머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결국 보우먼으로 교체됐다. 1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했다. 기록에 비해 내용은 더 좋지 않았다. 자신의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피칭이었다.
또 하나의 필승맨인 케빈 시그리스트도 시즌 초반 출발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다. 이날도 8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가운데 결국 드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주저앉았다. ⅓이닝 4실점으로, 올 시즌 2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5실점했다. 경험 많은 셋업맨인 조나단 브록스턴도 마찬가지다. 시그리스트를 구원했지만 소나기 안타에 실책성 플레이까지 겹치며 ⅔이닝 3실점했다.
하지만 원군도 있다. 트레버 로젠탈이 돌아오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스프링 트레이닝 당시 부상에 시달리며 결국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로젠탈은 11일 경기를 앞두고 팀에 복귀해 이날 첫 등판을 가졌다.
내용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1이닝을 탈삼진 3개로 가볍게 정리했다. 최고 구속은 100마일(160.9㎞)에 이르는 등 몸 상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로젠탈은 마이크 매시니 감독의 불펜 구상에서 주로 8회를 맡거나, 혹은 1이닝 이상을 던질 필요가 있을 때 활용된다.
로젠탈이 앞을 든든하게 막으면 오승환도 한결 편하게 등판할 수 있다. 매시니 감독은 3일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전 당시 선발 마르티네스에 이어 8회 1사 상황에서 오승환을 곧바로 투입했다. 시그리스트, 시슬, 브록스턴 등 중간 다리를 아무도 활용하지 않았다. 절대적인 믿음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 하지만 로젠탈이 있다면 오승환을 좀 더 뒤로 아껴 활용할 수 있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워싱턴 D.C=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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