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비디오스타’는 여성 예능의 시험 무대라고 생각해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를 이끄는 이유정 PD에게 ‘비디오스타’는 여성 예능의 시험 무대였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잘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나는 프로그램이었다. 여성들로만 이뤄진 MC들로 정통 토크를 한다는 이 커다란 도전을 9개월째 해나가고 있는 이 PD의 열정의 원동력이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예능계에 출사표를 던진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이하 비스)는 여성 MC로만 이뤄진 토크 프로라는 점에서 초반에는 우려를 샀지만, 현재는 보란 듯 MBC에브리원의 간판 토크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유정 PD도 ‘비스’ 초반을 떠올리며 “섭외도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자리 잡기 전에는 섭외가 정말 힘들었다. 인맥으로 알음알음 게스트들을 채워나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많이 나아졌다. ‘비스’ 4MC들이 정말 진심으로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오랜 시간에 걸쳐 들어주는데, 그게 인상적이었는지 게스트들이 오히려 주변 스타들을 소개시켜주기도 했다. 입소문이 많이 나서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을 모실 수 있었다.”
‘비스’의 개성 있는 특색 중 하나는, 예능에 잘 보이지 않는 스타들이 자주 초대된다는 점이다. 손태영, 빈지노 등이 그랬고, 김진이나 양미라처럼 ‘제 2의 전성기’를 기다리는 스타들이 그랬다. 이유정 PD는 “핫이슈에 있는 분들도 좋겠지만, 보여줄 끼가 많은데 장소를 찾지 못한 분들, 근황이 궁금한 분들을 모시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 콘셉트 자체가 자주 보지 못한 분들을 특정한 주제에 맞게 모시는 게 있지 않나. 그 ‘주제’를 정하는 게 사실 제일 어렵다. 하지만 한 공통점 아래에 게스트를 초대하면 서로 금방 편안해하고 친해져 분위기가 산다. 합이 맞는 친한 사람들을 같이 초대하기도 한다. 원래 친한 스타들이 함께 나오면 더 재밌고 의미 있는, 차별화된 토크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예능 출연이 많이 없던 분들도 친구들과 함께 나오면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주제부터 게스트 라인업까지 심혈을 기울인 덕분에 매회 게스트들이 이유정 PD를 비롯한 ‘비스’ 제작진에 감사 인사를 한다고. 이 PD는 “녹화가 끝날 때마다 감사하다는 문자가 게스트들로부터 온다”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그만큼 게스트들이 만족감을 얻고 돌아갔다는 사실이 이유정 PD를 힘나게 한다고.
“우리가 게스트들에 요청하는 건 딱 하나다. ‘불편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 빼줄 테니 보여주고 싶은 거 다 보여줘라’라는 것. 이 말이 게스트들의 마음을 놓게 하는 포인트인 것 같다. 특히 방송을 쉬었다가 복귀하는 분들에겐 MC들과 즐겁게 녹화를 하는 것 자체가 힐링이 되는 거다. 그런 걸 보면 ‘잘 만들어보자’란 사명감이 든다.”
이 PD는 “‘비스’가 잘 되어야, 원치 않은 이유로 방송을 쉬었던 분들, 나갈 기회가 없어 끼를 보여주지 못했던 분들이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거란 생각을 한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이런 정성 덕분에, 최근에는 제작진에 직접 출연 의사를 전달하는 스타들이 생겨날 정도라고.
“지금의 ‘비스’가 있기까지는 몇 시간이고 스타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MC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다른 토크 프로그램보다 훨씬 오래 녹화를 한다. 그게 참 힘든 일일텐데 MC들은 아직도 그런다. 이게 바로 여성MC들만의 힘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비스’는 여자 예능의 시험 무대인 것 같다.”
이유정 PD는 ‘비스’가 여성 예능의 시험 무대라는 생각으로 더욱 오래도록 프로그램의 특성을 살려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고백했다. 과거 ‘무한걸스’부터 ‘청춘불패’까지 여자 예능이 있었으나 어느 순간 사라져 안타까웠다는 것. 여성 MC들로만 이뤄진 토크 프로그램은 전무했다는 점에서 특히 ‘비스’는 ‘시험 무대’라는 단어가 적절해 보였다.
“새로운 예능인을 발굴하고, 스타들이 채 못 보여준 새로운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곳이라고 ‘비스’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유쾌하게 피곤함을 풀어가고, 찾아보는 예능으로 만들고 싶기도 하다. 지금의 키치한 특색들을 유지해 시청자들이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옆예 있는’ 토크를 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yjh030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