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비디오스타’의 매력이요? 우린 우리만의 B급감성이 좋은 걸요.”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이하 비스)는 박소현, 김숙, 박나래, 전효성이 게스트들과 토크를 나누는 MBC에브리원 대표 토크 프로그램이다. 방송 9개월차,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든 ‘비스’. 지금까지 ‘비스’와 함께 했던 4MC들에 이에 대한 소감을 들어보기 위해 일산 MBC드림센터를 찾았다.
한창 녹화 중인 ‘비스’ 촬영 현장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교통정리’ 담당인 박소현, 게스트들과의 ‘밀당’을 전담하는 김숙과 박나래, ‘폭탄 발언’을 서슴지 않는 당돌한 막내 전효성까지 4명의 MC들은 척하면 척인 호흡으로 게스트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대기실에서 만난 4MC들은 지친 기색도 없이 또 다시 주거니 받거니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마치 명절처럼 왁자지껄하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짧은 인터뷰에서 ‘비스’ MC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하는 일문일답.
Q. 박소현 씨는 부상을 입은 후 오랜만에 녹화에 나섰다. 소감이 어떤가.
A. 박소현: 갈비뼈를 다친 후 한 달 반 만에 녹화장에 왔다. 나조차 생소하더라. 인사말에서 세 번이나 NG를 냈지 뭐야.(웃음) 나를 대체해서 나온 박진희, 송은이에 잘해줘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둘 다 녹화한 후에 ‘정말 힘들었다’고 문자를 하더라. (박)진희는 ‘좋은 추억이긴 했는데, 언니 몸이 다시 안 좋아져도 못 나가’라고 말했다.(웃음)
박나래: 다들 또 온다고 하시더니?(웃음) 우리가 정말 오래 촬영을 하긴 한다. MC그리가 출연했을 때 ‘라디오스타’ 김구라 선배님이 나오셨는데, 그 때 ‘라스도 네 시간 하는데 너네가 뭔데 여섯 시간 넘게 녹화를 해’라고 투덜댔다.(웃음)
Q. 네 명의 MC들이 전부 개성이 넘치는데, 서로 손발을 맞추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
A. 박소현: 이젠 많이 익숙해졌다. 박진희 이런 친구들이 이들의 스피드를 못 따라 간다. 김숙과 박나래 이 쌍둥이의 강렬함을 누가 따라가겠나.
김숙: 처음에는 안 맞았을지언정, 그래도 각자 분야에서 방송을 했던 사람들이기에 금세 호흡이 맞았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네 명이 각자 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다들 생각보다 수더분한 친구들이다. (옆에서 손사래를 치는 박소현에게)아니라고? 언니, 언니가 우리 중에 제일 이상해.(웃음) 전효성도 보시라. 아까 말하는 거 봤나. 정말 센 친구다.
박나래: (전)효성이는 원래 이런 애는 아니었는데, 1년 만에 이렇게 됐다. 우리가 이렇게 끄집어 놔줬다.
Q. ‘비스’만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A. 박나래: 촬영 끝나고 제일 듣기 좋은 말이 게스트들이 하는 ‘안 할 얘기까지 했다’는 말이다. ‘라디오스타’는 집요하게 파니까 얘기를 하는 거라면, ‘비스’는 자기가 모르게 정신이 나가서 말을 한다더라고.(웃음) 편하게 해주셨다고들 말한다. 처음엔 그 ‘편하게 해준다’는 말이 조금은 기분이 나빴다. ‘우리가 쉬워 보이나?’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김숙: 우리는 우리만의 이 B급감성이 좋다. 특집 주제도 그렇고, 게스트 조합도 그렇다. ‘싸움의 특집’ 같은 경우는 그런 조합이 나오기 참 어려운 거 아니겠나. 그런 특이한 조합, 게스트들의 모음을 제작진이 해낸다. 또, 게스트들이 재밌어하면서 녹화를 하니까 더 프로그램이 잘 나오는 것 같다.
Q. 이런 질문은 너무 짓궂은가. ‘라디오스타’와 비교를 한다면, ‘비스’가 어디까지 온 것 같나.
A. 김숙: 우리가 바짓가랑이나 잡으면 다행이지.(웃음) 하지만 ‘라스’와는 확실히 다르다. ‘라스’가 약간 메이저급이라면 우리는 마이너급이다. 때로는 ‘저 사람 보고 싶었는데’하는 분들도 나오고, 핫스타 분들도 우리만의 B급감성으로 토크를 해 재밌다.
박소현: 때로는 ‘라스’가 부담스러워서 거절했던 분들이 ‘비스’를 찾기도 한다. 그런 걸 보면 확실히 우리만의 색깔이 있구나 싶기도 한다.
박나래: 표현을 하자면 이렇다. ‘라스’는 핫스타들을 B급처럼 막 대하는(?) 것에서 재미가 나오지만, 우리는 모든 게스트들을 초A급으로 대접한다. 거기서 오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다. 때로는 예능 프로에서 잃었던 자신감을 우리가 채워주기도 한다. 전격 ‘치유 토크 프로’랄까.
김숙: 우리는 정말 재미없는 이야기도 다 들어준다.(웃음) 냉정하게 끊고 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몇 시간이고 다 들어준다.
Q. 전효성은 지난 10월 차오루에 바통을 넘겨받아 MC에 합류했다. 어떤가.
A. 전효성: ‘비스’에 들어오기 전에는 언니들이 워낙 강하니까 수줍은 막내 역할, 감초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름대로 상큼한 역할을 생각했는데, 제 성격 자체가 부끄럽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틀렸다.(웃음) 막상 촬영하다보면 생각 없는 멘트를 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 사람들이 재밌어하더라. 저도 토크 분위기에 빨려 들어가서 제가 궁금한 질문들을 불쑥 하고는 한다. 그렇게 ‘정신 놓고’ 했을 때 다들 가장 만족해한다.(웃음) 언니들에게 지금 많이 배우고 있고, 닮아가고 있기도 하다.
김숙: 전효성이 드세졌다. 얘도 많이 내려놨다. 툭 치고 들어올 때가 기가 막힌다. 제일 ‘요물’이다.
Q. 이런 질문 식상하겠지만,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가 있다면?
A. 다함께: 식상하다. 여러 명 얘기 했지만 그 때 마다 욕먹었다.(웃음) 김민재는 우리가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나왔다.
김숙: 대선 주자들 어떨까. 정치 빼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 ‘금배지 떼고’ 나오는 거다. 서로 못생긴 순위 꼽고, 첫사랑 이야기도 하고.(웃음) 대신, 당 얘기 하고, 정권 얘기하면 옐로카드 주고 이런 거도 재밌지 않을까.
Q. ‘비스’를 하면서 들었던 가장 뿌듯한 말은? 그리고 시청자에 당부를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박나래: 다른 방송에 가면, 사람들이 제게 ‘비스는 이제 완전히 자리 잡았던데’라고 말한다. 우리는 하고 있으니 모르지만, 업계에 있는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다고 말해주니 인정을 받았다는 뿌듯함이 있더라. 이제 선수들은 알았으니까 시청자들만 알면 된다.(웃음)
박소현: 사람들이 처음엔 우리에게 ‘그게 뭐예요’라고 물어봤는데, 이제는 스타들이 먼저 ‘비스 나가고 싶어요’라고 말해준다. 그런 게 참 좋다. 시청자들도 적극적으로 봐주신다면 우리도 나가고 싶은 예능, 찾아보고 싶은 예능으로 힘내서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 yjh0304@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