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신구 토종 거포들의 자존심 대결이 인천에서 펼쳐진다. 두 주인공은 '빅보이' 이대호(롯데)와 '소년장사' 최정(SK)이다.
홈런왕 출신 이대호와 최정은 시즌 초반부터 막강 화력을 과시하며 11일부터 인천 문학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SK 주중 3연전의 하이라이트로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5년 만에 복귀한 이대호는 '조선의 4번 타자'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10일까지 타율 4할6푼4리(28타수 13안타) 3홈런 6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르렀지만 일본과 미국 무대를 거치면서 타격 능력이 한층 더 향상됐다. 정확성과 파괴력 모두 겸비한 리그 최고의 타자.
이대호가 4번 타자로서 제 몫을 해주면서 타선 전체가 강해졌다. 롯데는 팀타율(.303), 팀홈런(17개), 팀타점(53타점), 팀득점(56득점) 등 1위를 달리고 있다. 과거 롯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이스터 감독 시절의 화끈한 공격 야구를 보는 듯 하다.
이대호가 중심을 잡아 주면서 에릭 번즈, 최준석, 강민호, 전준우 등 동료 타자들도 우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년간 총액 150억이라는 거액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LG, KIA와 더불어 공동 2위를 질주 중인 롯데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중인 이대호가 있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난해 에릭 테임즈(당시 NC)와 더불어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등극했던 최정의 방망이도 뜨겁다. 10일까지 타율 3할2푼1리(28타수 9안타) 5홈런 10타점을 기록 중인 최정은 8일 문학 NC전서 무려 4차례 대포를 가동하며 한국 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최정은 1회 첫 타석 구창모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은 구창모의 141km짜리 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선제 솔로포.
최정은 팀이 2-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3루에선 구창모의 4구를 받아쳐 다시 한 번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3호 홈런이었다. 연타석 홈런은 올 시즌 3호이자 개인 3호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역대 33번째 통산 2200루타 고지를 넘어섰다.
최정은 5-2로 앞선 7회 무사 1루, NC 배재환의 141km 속구를 받아쳐 또 한 번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어 8회에도 솔로포를 때려냈다. 한 경기 4홈런. 이는 KBO리그에서 박경완, 박병호에 이어 통산 세 번째 대기록이었다. 이날 SK는 NC를 9-2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두 선수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갈 때마다 구장 관중석도 함께 들썩일 것이 분명하다. 이대호와 최정의 활약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what@osen.co.kr
[사진] 이대호-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