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퓨처스리그(2군) 팀인 고양 다이노스는 매년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NC는 2015년 2군 선수단을 포항구장에서 고양국가대표야구장으로 연고지를 옮겨 고양 다이노스로 새출발했다. 고양 다이노스는 KBO리그의 2군 운영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기자는 2015년부터 매년 2~3차례 고양 다이노스 홈구장을 찾아가는데, 갈 때마다 놀라게 된다. 2군 경기장인가 싶을 정도다.
단순히 1군에 올라가기 위한 훈련소가 아닌 미국 마이너리그처럼 2군 구단의 자생력을 키워가고 있다. 다채로운 팬 서비스, 지역 마케팅, 주말 유료 관중, 치어리딩과 응원단 등으로 2군 선수들도 1군 경기처럼 뛰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팬들에게는 매년 새로운 시도와 다채로운 서비스로 1군 구장 못지 않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있는 것- 프리미엄 좌석
중앙 테이블석(프리미엄 좌석)이 있다. 홈플레이트 뒤쪽의 2층 스탠드는 당초 구단의 전력분석팀, VIP 좌석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이 공간 중 일부를 팬들을 위한 좌석으로 만들어 주말에만 유료로 판매한다.
가격은 1만원. 꽤 비싼 편이지만 중앙 테이블석(36좌석)은 주말에 거의 모두 팔린다. 심보영 고양 사업팀장은 "오전 11시부터 현장 판매를 시작하는데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미리 줄을 서기도 한다"며 "양팀 선수들의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 카메라를 든 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앙지정석에는 지역업체와 마케팅 계약을 맺어 스폰서 광고도 유치했다. 이마트타운 프리미엄존이라고 부른다. 지난해는 중앙지정석 팬들에게 음료와 과자 등을 공짜로 제공했다.
#있는 것- 퓨처스 최초 '라운지 바'
올해 고양야구장에는 퓨처스리그 구장 최초의 '라운지 바'가 생겼다. 지난 7일 고양야구장의 라운지 바를 미리 살펴볼 수 있었다. 국내 프리미엄 수제맥주 아크비어와 제휴, 프리미엄 좌석 뒤편에 공간을 만들었다.
1만원 상당의 이마트 피코크 음식(볶음밥), 아크비어, 스낵 등을 공짜로 즐길 수 있다. 라운지 바는 중앙 테이블석(이마트 프리미엄존)에 입장한 관중 전원과 일반석 일부 관중(추첨)이 이용할 수 있다. 중앙 테이블석(1만원) 구매하면 그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여름철 무더위에 더 인기가 높을 전망이다. 에어컨 시설을 갖춘 공간에서 음식과 맥주를 즐기면서 경기를 볼 수 있다.
이 공간이 탄생한 뒷얘기도 있다. 한화 단장으로 떠난 박종훈 쓰던 사무실이었다. 박 단장이 떠난 후 심 팀장이 마케팅 아이디어를 냈고, 후원업체를 섭외해서 근사한 '라운지 바'로 만들었다. 덕분에(?) 후임인 김종문 육성사업그룹장은 다른 직원들과 사무실 공간을 함께 사용하게 됐다.
#없는 것- 세 자리 수 등번호
2군 경기를 보면 '아, 2군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선수들이 달고 있는 111번, 105번 등 세 자리 등번호다. 보통 구단마다 신인, 육성 선수들은 세 자리 번호다. 그러나 100번대 번호를 단 고양 다이노스 선수들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7일 LG 2군과 경기에서 100번대 번호를 단 LG 선수들이 있었지만, 고양 선수들의 배번은 모두 두 자리 숫자였다. 훈련복은 아직 세 자리 등번호가 달려 있지만, 2군 유니폼은 모두 두 자리 숫자다.
김종문 그룹장은 "올해 미국에서 2군 스프링캠프를 치르는데, 미국 구단 관계자가 세 자리 등번호(훈련복)를 달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한 듯이 묻더라"고 말했다. 2군이지만 차별되지 않는 등번호로 선수들의 심리를 배려했다.
2군 인원이 많다보니 1군 코칭스태프의 배번을 단 선수도 있다. 단, 김경문 감독의 배번(74번)만은 예외다. KBO 등록은 세 자리 숫자를 하더라도 2군 자체적으로 두 자리 배번을 달고 뛴다.
#있는 것- 팬북, 마스코트, 경품이벤트, 선수사인회
고양 다이노스의 주말 홈경기를 가면 1군 경기를 보는 듯 하다. 평일에는 무료지만, 주말에는 유료다. 일반석은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미취학 아동 무료)이다. 중앙 테이블석은 1만원(평일에는 미개방)이다.
경기를 관람하면 가격 이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주말에는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공연으로 팬들의 흥을 돋운다. 경기 전 아빠와 함께 하는 캐치볼, 선수단과 손잡고 입장, 경기 후 키즈런(베이스 한 바퀴 돌기) 등 1군에서 할 수 있는 팬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있다.
2군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프로필 사진이 들어간 팬북이 있다. 귀여운 마스코트 '고양고양이'는 1군의 단디, 쎄리 못지 않게 고양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지난해부터 주말 홈경기에는 수훈 선수 시상도 생겼다. 지역업체의 후원을 받아 수훈선수에게 야구용품 상품권도 준다. 김종문 그룹장과 심보영 팀장은 올해부터 경기 전 선수 사인회도 준비하고 있다. 원정팀의 협조까지 얻어 양 팀의 선수 2~3명씩 참가해 사인을 해주는 것이다.
경기 중간에는 팬들을 위한 경품 이벤트도 열린다. 고양 지역 기업체와 제휴해 소소한 경품을 마련했다. 발로 뛰며 지역 마케팅에 노력한 결과다. 경기가 없을 때는 SNS를 통해 게릴라 이벤트를 열며 항상 팬들과 소통한다.
지난해 9월 고양 다이노스는 누적 관중 1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3년째가 되는 고양 다이노스는 2군 구장에서도 재미있는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우리 동네 야구단'을 더욱 정착시킬 것으로 보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