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의 불펜진이 연이틀 휴식을 취했다. 새로운 한 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현재 KBO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kt는 '투수'로 대표되는 팀이다. 타격과 관련한 기록이 대부분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투수진의 맹활약에 힘입어 개막 후 8경기서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승전보를 전했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kt가 최근 상승세에 돌입한 건 틀림 없는 사실이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돋보이는 kt이지만, 불펜진의 활약은 더욱 뛰어나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투입되는 불펜진의 특성상 실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어렵지만, kt 불펜진은 개막전부터 지난 9일 경기까지 2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t 김진욱 감독조차 "나도 같이 놀라고 있다. 정말 대견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불펜진은 한계가 있다. 대기하면서 몸을 풀면서 적지 않은 공을 던지기 때문이다. 단순히 실제 경기서 던지는 공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3일 연속 투구는 물론 2일 연속 투입하는 것도 자제하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kt는 불펜 투수들이 자진해서 3일 연속 투구를 자처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인다.
김 감독은 "지난 8일 경기서 심재민을 넣지 않으려고 했다. 3일 연속 투구였기 때문에 안 넣으려고 했다. 그런데도 자신이 좀 더 던질 수 있면서 원 포인트라도 하겠다고 몸을 풀더라. 그런데 공 끝이 너무 좋았다. 불펜 투수들이 내가 생각 못 하고 있는 심적인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대견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불펜진의 피로가 쌓이면 장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타선이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현재로써는 뒷문이 더욱 단단하게 버텨줘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8일 경기서 불펜 투수들이 5명이나 투입돼 적지 않은 공을 던진 탓에 9일 경기는 많은 걱정이 됐다. 김 감독조차 "당연히 실점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8일 경기에는 정신적인 긴장감도 심했다.
하지만 kt는 9일 경기서 단 1명의 불펜 투수들이 가동되지 않았다. 경기 중에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도 거의 없었다. 선발로 나선 라이언 피어밴드가 6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는 등 눈부신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결국 피어밴드는 9회까지 113개의 공을 던지며 완봉을 차지했다. kt 불펜진은 땀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월요일인 10일에 경기가 없는 덕분에 kt 불펜진은 연이틀을 통째로 쉬었다. 적지 않은 투구와 실점에 대한 긴장감으로 체력 소모가 컸던 불펜진에는 완벽한 휴식이었다. 김 감독은 "불펜 투수들이 실점에 대한 부담을 안 가졌으면 한다. 1~2점 차이의 빡빡한 경기서 무실점을 한 건 투수들이 좋은 걸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며 불펜진에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