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후 3경기 출루율 4할2푼9리
"죽을 힘을 다해 뛰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SK 유니폼을 입은 노수광(28)이 트레이드 효과를 퍼뜨리고 있다.
SK와 KIA는 지난 7일 오전 4대4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SK는 외야수 노수광, 윤정우, 포수 이홍구, 이성우를 받고 외야수 이명기, 내야수 최정민, 노관현, 포수 김민식을 내줬다. 개막 6연패에 빠졌던 SK는 트레이드 이후 2승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트레이드를 주도한 염경엽 SK 단장은 "노수광이 트레이드의 핵심"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또한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노수광은 발이 빠르고 콘택트 능력이 좋다"라며 "번트나 히트앤드런 등 다양한 작전을 맡길 수 있다. 노수광이 테이블세터에서 맹활약해줄 선수다"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노수광은 이적 후 세 경기에서 선택의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노수광은 세 경기 모두 선발 출장해 타율 2할7푼3리, 출루율 4할2푼9리를 기록 중이다. 타석 당 투구수 4.14로 상대 투수를 괴롭히며 SK에 부족했던 '리드오프' 역할을 도맡고 있다.
노수광은 "타선 뒤쪽에 거포 선배들이 워낙 많다. 출루에만 신경 쓰겠다"라며 "감독님과 단장님이 날 선택한 이유를 증명하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트레이드 후 울었다고 들었다. 감정은 가라앉았나.
"아니다. 아직도 생각이 난다. 경기할 때는 다 잊고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 집은 구했나.
"숙소에서 지내고 있다. 이번 주에 알아볼 것이다."
- 광주에서 인천까지 어떻게 올라왔나.
"(이)홍구가 차가 있어서 둘이 함께 타고 올라왔다."
- 오는 길에 차에서 무슨 얘기를 나눴나.
"둘 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다. 홍구가 운전하고 나는 '미안한데, 좀 자겠다'라고 말한 다음에 진짜 잤다. (웃음)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서인가 너무 피곤했다."
- SK에 친했던 선수 있는가.
"그렇게 가깝게 지냈던 선수는 없다. 사실 KIA 이적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들 친해졌다. 여기서도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
- 그래도 경기 중에는 표정이 밝다.
"후배들한테는 먼저 다가가는 편인데, 선배들을 어려워한다. 하지만 SK 선배들이 잘해주신다. 주장 박정권 선배님을 포함해 김강민 선배님처럼 SK에 오래있던 선배들이 많이 챙겨준다. 농담도 걸어주시고."
- 첫 트레이드가 선수 생활의 전환점이었다. KIA에서 보낸 시간을 돌아본다면.
"좋은 기억이 많다. 내가 야구로 좋은 성적 내고 TV에 많이 나왔던 게 지난 시즌이다. 그 생각이 많이 난다. 물론 실수한 것도 많았다. 하지만 감독님이나 형들이 어떻게든 괜찮아지게 만들어줬다. 감독님이 먼저 괜찮냐고 물어보시기도 하고. 어쩌겠나, 당연히 괜찮다고 말해야지. 그럼 김기태 감독님은 "그런 실수는 너 앞으로 야구하면서 많이 할 거다. 실수 두려워하지 말아라"라고 말씀해주셨다. (웃음) 기분 좋은 저주였다."
- 힐만 감독이 기대를 엄청 하고 있다.
"그런 것 같다. 트레이드 당일에는 준비에 바빠 별 말을 못 했다. 8일 경기할 때 "출루에 많이 신경써라. 출루한 뒤에는 강점인 스피드를 살릴 방법을 연구해보자"라고 하셨다."
- SK에 부족한 '리드오프' 유형의 선수다.
"타선 뒤에 워낙 '거포' 형들이 많다. 출루에만 신경쓰고 있다. 감독님은 매번 "너는 좋은 선수다, 잘할 수 있는 선수다"라고 계속 말씀하신다."
- 염경엽 단장이 트레이드 코어로 노수광을 꼽았다. 부담스럽지는 않은가.
"첫 트레이드 때와는 아무래도 다른 느낌, 다른 입장이다. 염 단장님과 힐만 감독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누를 끼쳐서는 안되는 거 아닌가."
- 지금은 이홍구와 자주 대화하는가.
"둘다 말이 많은 편이 아니다. 원래 야구장에서는 말을 별로 안 한다. 나가서야 장난도 치고 하지만."
- 최형우의 FA(프리에이전트) 영입부터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의 가세까지. KIA의 외야는 경쟁이 정말 치열했다.
"경쟁이 아니었다. 워낙 잘하는 선배들이 많았다. 물론 스프링캠프 때야 경쟁이라고 했겠지만, 끝나고 나서는 선배들이 어떻게 하는지 배우겠다는 입장이었다."
- SK 오자마자 주전으로 뛰고 있다. 경쟁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 같나?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은 나한테 확신이 없다. 타격에서도 그렇고. 아직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 SK 팬들에게 '노수광은 이런 선수다'라고 소개 부탁한다.
"근성 있고 플레이 하나마다 파이팅 넘치는 선수다. 앞으로도 내가 할 야구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기억되도록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