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박건우(27, 두산)가 삭발투혼을 감행했다. 맞지 않는 방망이가 이유였다.
두산은 9일 서울잠실구장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3차전에서 2-13으로 완패를 당했다. 넥센과 3연전을 모두 내준 두산(3승 5패)은 4연패에 빠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그렇지만 박건우는 8경기에 나서 26타수 3안타, 타율 0.115로 부진한 상황이다. 무안타 경기도 5경기나 된다. 멀티히트 경기는 아직 없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타격훈련을 하러나온 박건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박건우가 마치 훈련병처럼 머리를 짧게 깎고 나타났기 때문. 박건우를 불러 세운 김태형 감독은 “아 난 보여주는 거 안 좋아하는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박건우가 감독에게 열심히 한다는 걸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다는 것.
왜 머리를 짧게 잘랐냐고 묻자 박건우는 “분위기 전환용이다. 내가 잘하면 팀도 웃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잘생긴 녀석이 뭐 하러 머리를 잘랐냐. 그럼 안 민 사람은 뭐가 되냐”며 농담을 던졌다.
오재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거 하지마라. 다음에 못하면 눈썹도 밀거냐”며 후배에게 핀잔을 줬다. 그래도 박건우의 정신력만큼은 높이 사는 모양새였다. 김 감독은 “박건우가 야구가 안 되면 먹질 못 한다”며 걱정했다.
박건우는 8회초 민병헌과 교대해 대수비로 출전했다. 8회말 첫 타석에 섰지만 투수 양훈에게 볼넷을 얻었다. 더 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이 주전으로 못 나오면 ‘내 자리를 뺏겼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 같이 나눠서 뛴다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면서 박건우를 위로했다. 그럼에도 “지난해만 해도 중견수는 정수빈이 말뚝이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정수빈이 밀리더라”면서 웃었다. 치열한 프로에서 영원한 주전은 없다는 말이다.
두산은 12일부터 KIA를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펼친다. 박건우가 타격감을 회복할지 지켜보자.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