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넥센 감독이 선발로테이션에 칼을 빼들 것인가.
넥센은 9일 서울잠실구장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과 3차전에서 13-2로 이겼다. 개막 후 5연패에 빠졌던 넥센은 3연승으로 살아났다.
넥센이 반등한 비결은 화끈한 타격에 있었다. 넥센은 두산과 2,3차전서 각각 20, 19안타를 뽑아내며 13점씩을 뽑았다. 지난 4일 롯데와 시즌 첫 등판서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최원태의 호투도 인상적이었다. 최원태는 두산 타선을 7이닝 2실점으로 막아 첫 승을 올렸다. 본인의 프로무대 원정 첫 승이기도 했다.
넥센의 문제는 2선발 션 오설리반이다. 그는 1일 한국무대 데뷔전에서 LG를 상대로 5이닝 7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오설리반은 8일 두산과 2차전서 2이닝만에 대거 6실점하며 강판을 당했다. 한국무대 첫 2경기서 7이닝만 소화하며 13실점이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16.71로 치솟았다. 홈런 두 방으로 5타점을 쓸어 담은 신인 이정후(19, 넥센)의 대활약이 아니었다면 패전투수가 됐을 경기였다.
장정석 감독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는 9일 경기를 앞두고 “어제 오늘 상의 중이다. 내일까지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뒤 다시 (선발)기회를 줄지, 뒤로 뺄지 결정하겠다. 보직변경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설리반은 넥센이 역대 최고액인 110만 달러(약 12억 5천만 원)의 거금을 주고 영입한 메이저리그출신 투수다. 그런 선수가 볼펜투수로 전락한다는 것은 스카우팅 실패를 인정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기회를 더 주자니 불안하다. 오설리반의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다. 다만 결정적 순간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짙다. 제구가 되지 않고 있다. 아무리 메이저리그출신이라도 한국무대서 난타를 당한다면 2선발 자격은 없다.
장 감독은 “오설리반이 첫 투구를 하고 손가락이 약간 까졌다. 그 부분 때문인지 본인도 자신감이 내려간 모습이다. 공도 몰리고 있다. 투수는 자신감이 없으면 끝이다. 시범경기는 잘했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설리반이 선발로테이션에서 이탈해도 대체자원이 있다는 것. 한현희와 조상우가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진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 한현희는 8일 오설리반이 무너진 마운드에 올라 4이닝 1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2015년 8월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이후 587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조상우 역시 2군에서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한현희와 조상우 모두 선발이 가능하다. 한현희는 경기를 끌고 가는 힘이 좋다. 조상우는 2군서 80구를 던졌다. 1군에 올릴지 고민이다. 다음 주에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원태는 두산전 7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선발 한 자리를 단단히 지켰다. 오설리반이 빠진다면 현현희, 조상우 등이 새롭게 선발진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장 감독은 “양훈도 5선발 후보다. 다만 미들맨이 필요해서 1군에 올렸다. 보직에 상관없이 출전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양훈은 9일 두산전에서 8,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