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로치와 라이언 피어밴드로 구성된 원투 펀치가 시즌 초반 kt wiz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야구에서 선발 투수의 중요성은 수 차례를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특히 에이스급 투수들과 대결에서 우위를 잡을 수 있는 원투 펀치의 구성은 시즌 전체의 향방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실제로 막강한 원투 펀치만 구성해도 어느 정도의 성적이 나오는 것이 다반사다.
그런 부분에서 올 시즌을 앞두고 구성된 kt의 원투 펀치는 기대보다 걱정의 시선이 더 많았다. 로치를 영입했지만 확실한 1선발감이 아니라는 평가가 있었고, 기존에 있던 피어밴드도 부족함이 적지 않다는 소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걱정의 목소리는 완전히 사라졌다. 로치와 피어밴드가 어느 팀의 원투 펀치 못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치는 기대 이상이다. 로치는 지난 2경기서 13이닝 13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4실점(평균자책점 2.77)으로 1승을 기록했다. 특히 에이스급 투수인 메릴 켈리(SK 와이번스)와 kt의 천적 우규민(삼성 라이온즈) 등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호투를 펼쳐 kt의 승리에 힘이 됐다.
로치의 장점은 싱커를 바탕으로 한 땅볼 유도다. 최고 구속 149km/h로 우타자 몸쪽으로 휘는 싱커와 같은 속도의 직구가 섞이는 탓에 타자들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타격에 성공한다고 해도 배트 중심에 잘 맞지 않아 내야 수비들이 처리하기 쉬운 힘 없는 타구로 이어지고 있다.
로치보다 큰 놀라움을 준 건 피어밴드다. 피어밴드는 지난 2년과 비교해 완전히 달라졌다. 전혀 같은 투수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한 피어밴드는 지난 2경기서 16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3할 언저리를 기록했던 피안타율은 1할3푼7리로 크게 줄었고, 덕분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도 1.5부근에서 0.44로 급감했다.
비결은 너클볼의 구사다. 지난해까지 너클볼을 거의 쓰지 않았던 피어밴드는 올 시즌 너클볼 구사 비율을 34%로 늘렸다. 제구가 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피어밴드의 너클볼은 흔들림이 다른 너클볼에 비해 크지 않지만 스트라이크 비율이 70%로 제구가 안정적이다.
kt는 로치와 피어밴드가 등판한 경기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둘의 평균자책점이 1.55로, 매우 안정된 투구를 보인 탓에 kt는 큰 어려움 없이 4경기서 모두 승전보를 전했다. kt의 단독 선두 질주에 로치와 피어밴드가 크게 기여를 했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