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퀵후크' 한화 변화, 김성근 "5일 휴식 OK"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10 05: 59

한화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퀵후크'가 사라졌다. 확 달라진 선발의 힘으로 4월 초반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가 끝나기 전에 교체하는 '퀵후크(quick hook)'는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한화를 상징하는 용어 중 하나였다. 최근 몇 년간 한화의 선발투수가 약하기도 했지만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가는 김성근 감독 성향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해 선발 퀵후크가 64차례로 10개팀 중 가장 많았다. 2위 NC(48회)보다 16차례 더 많을 정도로 압도적인 수치였다. 특히 지난해 시즌 초반 선발진 붕괴로 퀵후크가 반복됐는데 개막 8경기에선 4차례나 퀵후크가 있었다. 그 4경기에서 전부 졌다. 

그런데 올해는 개막 8경기 동안 퀵후크가 한 번도 없었다. 퀵후크가 사라진 반면 퀄리티 스타트가 5차례나 될 만큼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개막 8경기에선 퀄리티 스타트가 불과 1차례밖에 없었던 것과 비교할 때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토종 선발 트리오가 그 중심에 있다. 송은범이 2일 두산전 6⅓이닝 무실점, 8일 광주 KIA전 6이닝 2실점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하며 평균자책점 1.46 위력을 떨치고 있다. 4일 대전 NC전엔 배영수가 6이닝 무실점, 9일 광주 KIA전에는 이태양이 6⅓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금까지 투수들이 괜찮다. 용병 둘만 빼놓고"라고 말했다. 기대반 우려반이었던 토종 선발투수들에 비해 외인 원투펀치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오간도는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8.38으로 고전 중이고, 비야누에바도 평균자책점 3.27로 준수하지만 2경기에 2패를 당하며 평균 5이닝을 넘기는 수준이다. 
두 투수 모두 최근 3~4년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구원투수로만 활약했고, 풀타임 선발 시즌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감독도 그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 김 감독은 "둘 다 최근에 긴 이닝을 던지지 않았다. 4월 한 달이 지나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다"며 5월 이후 두 투수의 반등을 '희망사항'이라고 표현했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선발투수들의 휴식일을 보장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선발 5명이 되니까 될 수 있으면 투수들을 5일 쉬게 하려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 실제 9일 광주 KIA전은 로테이션 순서상 배영수가 4일을 쉬고 선발등판할 차례였지만 이태양을 내세웠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선발투수 5일 휴식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김성근 감독의 한화에 있어 심대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한화는 선발투수의 4일 이하 휴식이 72경기로 전체 일정의 절반에 달했다. 무너진 로테이션 특성상 선발 4일 휴식은 기본이고 구원투수가 하루 이틀 쉬고 선발로 나선 적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어느 정도 선발진이 구성된 만큼 순리대로 로테이션를 지켜나갈 수 있다. /waw@osen.co.kr
[사진] 김성근-이태양. /광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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