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데뷔전 쾌투’ 애디튼, 구위 우려 없앤 ‘스마트 피칭’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4.09 17: 15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30)이 데뷔전에서 쾌투를 펼쳤다. 넓은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해서 130km 후반대의 '느린' 빠른공으로도 LG 타선을 요리했다.
애디튼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3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팀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애디튼은 KBO리그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머쥐었다.
적응 실패로 퇴단한 파커 마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애디튼은 이날 첫 KBO리그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미 대만 CPBL에서 시즌을 준비한 만큼 몸 상태는 문제없었다. 지난 2일 동의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컨디션을 조절하고 이날 등판을 대비했다.

우려는 있었다. 애디튼의 빠른공 평균 구속이 140km를 넘지 않는다는 것. 커브와 체인지업의 변화구를 수준급으로 구사하지만 우선 타자를 압도할 만한 빠른공 구위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다. 다만, 높은 타점에서 꽂는 빠른공이 구속 이상으로 볼 끝에 힘을 갖고 있다는 평가와 우타자의 바깥쪽 제구와 스트라이크 존을 활용하는 영리함 등은 부족한 구위를 보완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기대는 있었지만 불안감도 이에 못지 않았다.
우선 이날 데뷔전 등판에서는 구위에 대한 우려 대신 제구와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활용하는 영리함을 보여줬다. LG 측에서 처음 상대하는 투수를 낯설어 한 부분도 있겠지만 빠른공의 힘이 끝까지 전달되는 듯 종종 LG 타자들의 배트가 밀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애디튼은 최고 140km의 빠른공을 61개 던졌고, 평균 130km 중후반 대의 빠른공을 구사했다. 커터 역시 6개를 던졌다. 공이 느리다고 피하지 않았다. 라인업에 8명이나 포진했던 LG 우타자들의 몸 쪽으로 깊게 찔러 넣으며 타자들의 대응을 쉽지 않게 만들었다. 또한 높은 쪽 스트라이크 존도 절묘하게 이용하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이날 애디튼은 우타자들을 의식한 듯 주 무기였던 커브(6개) 대신 체인지업(23개)를 구사해 눈을 현혹했다.
다만, 여전히 우려는 있다. 빠른공 구위가 뛰어나지 않은 편이어서 그런지 헛스윙 대신 파울이 많이 나오며 투구 수가 불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범타 유도가 쉽게 되지 않을 경우엔 다소 고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6회 1사후 공을 날리면서 볼넷 연속 2개를 허용하고 강판을 당했다. 투구 수가 90개를 넘어가는 시점이었는데, 선발 투수로서 스태미나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첫 등판이라는 부담감 있는 상황에서도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자신만의 피칭을 펼쳤다. 우려보다는 앞으로 롯데 선발진 안정화에 기여할 희망이 더 엿보인 첫 등판이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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