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패러디의 제왕다웠다. 유병재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패러디와 오마주로 가득한 방송이었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는 김구라, 그룹 위너, 정다래, 유병재가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병재는 프로레슬러의 부흥을 위한 ‘마이 리틀 레슬매니아’라는 콘텐츠를 준비했다. 그는 등장부터 “당근과 시금치 많이 먹고, 어린 친구들 절대 포기하지 마”라고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한 모션으로 링을 가로질러 뛰었다. 이는 프로레슬러 존 시나의 등장을 패러디한 모습이었다.
그는 “원래 꿈은 프로레슬러였다. 정말 프로레슬러를 좋아한다. 오늘 이 콘텐츠를 준비한 것은 프로레슬러에 관심을 일으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곧 시청자들이 프로레슬링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늘어놓자 “오늘 방송 필요 없을 것 같다. 방송 종료하겠다”고 말하며 10분 만에 종료 선언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존 시나의 패러디를 한 유병재에 “존 시나의 시나와 유병재의 병을 합친 별명 어떠냐”며 욕설과 비슷한 발음의 별명을 지어준 한 누리꾼이 등장하자, 유병재는 “우리 어머니도 보고 계시는 방송이다. 좋은 변호사 구해 놓으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 보는 이를 폭소케 했다.
그는 프로레슬링 선수 김남석과 김수빈을 초대해 기술을 전수 받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유명한 프로레슬러인 언더테이커를 오마주한 캐릭터로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언더테이커의 중절모 대신 갓머리를 하고, 언더테이커의 트레이드 마크인 눈동자 없애기 모션을 그대로 따라했다.
유병재는 프로레슬링 마니아답게 해박한 지식을 뽐냈다. 관심이 많은 만큼 기술도 금방 습득했다. 하지만 자신이 맞을 차례가 되면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는 등 ‘꼼수’를 써 웃음을 자아냈다. 레슬링 기술 중 의도적인 실수를 하거나 과장된 모션을 해 보는 이를 웃음 짓게 했다.
그의 방송은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하기 충분했다. 일단 유병재가 워낙 관심이 많은 분야다보니 소통이 원활했다. 댓글에 참여한 시청자들도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고, 유병재와 프로레슬러들, 프로레슬러 마니아들의 삼중 소통이 가능한 현장이 됐다.
방송 후에도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은 유병재의 콘텐츠가 알차고 재밌었다고 호평했다. 프로레슬링에 대한 유병재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특히 프로레슬러들이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만한 오마주와 패러디가 다양해 더욱 보는 맛이 쏠쏠했다고.
유병재는 다양한 패러디 콘텐츠를 통해 ‘패러디의 강자’로 등극한 방송인이다. 이번 ‘마리텔’ 방송도 유병재의 강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방송이었다. 그의 재기발랄한 입담과 패러디, 오마주는 차마 본방송에서 다 담기지 못해 ‘생방송이 더욱 재밌었던 방송’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비록 1위는 위너가 가져갔지만, 콘텐츠 완성도와 유병재의 열정은 이에 뒤지지 않았다. 후반전이 더욱 재밌었던 유병재, 과연 2부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를 웃기게 될까 기대감이 이어지는 순간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