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실제 법안 발의”…‘무도’, 이쯤되면 국민 신문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4.09 13: 59

‘국민’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웃음과 재미를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획으로 메시지를 던지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직접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실제 법안 발의까지 진행하며 억울하고 답답한 사람들의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이야기.
최근 방송 중인 ‘국민의원’ 특집은 좀 더 본격적인 기획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약 4개월에 걸쳐 국민들의 목소리를 모았고, 이 중 가장 많은 건의와 공감을 얻은 사안을 모아 실제 법안으로 발의될 수 있는지 논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실제 국회의원들의 출연. 박주민(더불어민주당), 김현아(자유한국당), 이용주(국민의당), 오신환(바른정당), 이정미(정의당) 등 5인의 국회의원이 무한도전 다섯 멤버를 포함한 200여 명의 국민의원들과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간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미장센이었다.
이에 ‘신문고’의 부활이라는 평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백성들의 억울한 일을 직접 해결하여 줄 목적으로 대궐 밖 문루(門樓) 위에 북을 달아 억울하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나라에 알리도록 한 제도. 국민들이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불합리한 것들을 세상에 알리고 개선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이 같은 기능은 요즘 같은 ‘불통’ 시대에 더욱 필요했다. 정치권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시국에 국민들의 목소리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었던 터라 박수가 쏟아지고, 더욱 꽉 찬 환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은 소리들이 뭉치면 정치권에 변화가 이뤄진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면서 나랏일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다가올 대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것 역시 고무적이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직접 듣고, 이를 국회의원들과 함께 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었지만, ‘무한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논의를 통해 발의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 법안을 실제 발의하겠다고 나선 것.
방송이 끝난 후, ‘무한도전’은 공식 SNS를 통해 “의견주신 '국민의원' 이름으로 '무한도전'과 5인의 국회의원은 추가 회의를 통해 국회의원 미팅법, 임산부 주차법, 청년 주거 지원법, 국회의원 4선 연임 제한법, 아동학대 처벌 강화법, 알바 근로 보호법을 우선 발의하기로 결정하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입법 과정은 지속적으로 소식 전해드리겠다”고 말하며, 방송으로서가 끝이 아니라 이후의 입법 과정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시청자들에게 끝까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의 말이기도 했다.
예능, 그 이상을 해주고 있는 '무한도전'의 기특한 도전에 국민들의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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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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