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이 터졌는데 비주얼은 폭죽이었다. 범인이 설치한 폭탄 때문에 박보영은 물론 박형식까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화려한 폭죽이 터졌다.
시청자들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JTBC 금토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극본 백미경, 연출 이형민)이 B급 감성을 담은 드라마이긴 하나 봉순(박보영 분)과 민혁(박형식 분)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폭죽은 너무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8일 방송된 14회분은 봉순이 힘을 다시 되찾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 장면을 위해 범인인 장현(장미관 분)의 사이코패스 면모가 발휘돼야 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장현이 봉순을 납치해 때리고 봉순의 몸에 폭탄을 설치하는 장면을 넣었다.
장현은 봉순에게 자신과 결혼한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니 죽어야 한다면서 몸에 폭탄을 설치하고 떠났다. 5분의 시간을 설정해 민혁이 봉순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은 5분밖에 남지 않았다.
봉순을 찾은 민혁은 봉순을 구하려고 했지만 장현이 문을 잠궈놓아 들어갈 수 없었다. 봉순은 민혁도 죽을까봐 오열하며 가라고 했지만 민혁은 봉순 곁을 지켰고 봉순의 간절한 마음으로 힘을 되찾았다.
다시 힘을 찾은 봉순은 자신의 몸을 묶은 줄을 풀고 폭탄을 하늘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폭탄이 터졌는데 다행이라는 안도감의 반응보다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폭탄이 무섭게 터진 게 아니라 마치 불꽃축제를 보는 듯한 장면이 펼쳐졌다.
네티즌들은 “폭죽파티인 줄 알았다”, “범인이 파티플래너냐”, “장현은 프로파티너”라는 반응을 보였다. 스토리가 긴장감 있게 전개되던 중에 폭탄이 폭죽 터지듯 터진 장면은 몰입을 방해했다는 반응이다.
종영까지 2회 남은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집중하고 보고 있는 가운데 이날 엔딩처럼 시청자들을 허무하게 하는 장면은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힘쎈여자 도봉순’은 극 초반에는 B급의 코믹한 감성과 스릴러, 로맨스 등 세 가지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전개됐는데 극 후반부터 개연성이 없어지면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아쉬운 스토리 전개 속에서 남은 2회에서 시청자들의 실망감과 아쉬움을 달래 줄 스토리가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힘쎈여자 도봉순’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