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과정은 지속적으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MBC ‘무한도전’의 국민의원 특집은 지난 8일 방송으로 막을 내렸지만, 이 특집이 가져올 변화는 이제 시작이었다.
지난 8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는 국민의원 200명과 국회의원 5명이 멤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민에게 필요한 법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그린 국민의원 특집 2탄이 그려졌다.
이날은 여성과 가족, 선거, 문화, 교통, 복지 등의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탄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정말 필요한 법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학생들은 “학생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교육감 선거에 학생들의 투표가 배제된다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입을 모아 교육감 선거를 직접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국민의원은 “표에 기권란을 설치해달라”며 투표의 힘을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고, 또 다른 국민의원은 베이비박스 합법화, 익명 출생신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미혼모 청소년들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생인 국민의원은 “등록금 대기도 빠듯한데 방을 구하려면 정말 돈이 많이 든다”고 말하며 집값을 내릴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나이가 지긋한 국민의원은 “다리가 아픈데 택시비 아끼려고 버스를 탄다. 계단이 있는 버스가 오면 지나 보낸다. 저상버스가 오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하며 저상버스를 확대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몇몇 국민의원들은 아동학대 처벌 강화법, 음주 범죄 처벌 강화법 등의 안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의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이들의 법이 실현화될 수 있도록 첨언을 하거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조언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면서 다섯 명의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짚어내는 국민의원들의 모습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이정미 의원은 “‘내가 불편하다’고 내놓는 법안은 하나도 없었다. 전부가 다른 사람, 우리 이웃을 위해 내놓은 법안이었다. 그게 가장 놀랐다”고 말하며 “입법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해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국민의원 특집은 비록 2회차로 끝이 났지만, 아직 이 특집은 끝난 게 아니었다. 방송이 끝난 후, ‘무도’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의견주신 '국민의원' 이름으로 '무한도전'과 5인의 국회의원은 추가 회의를 통해 국회의원 미팅법, 임산부 주차법, 청년 주거 지원법, 국회의원 4선 연임 제한법, 아동학대 처벌 강화법, 알바 근로 보호법을 우선 발의하기로 결정하고 준비 중”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한 ‘무도’는 “‘입법 과정은 지속적으로 소식 전해드리겠다”고 말하며, 방송으로서가 끝이 아니라 이후의 입법 과정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시청자들에게 끝까지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의 말이기도 했다.
‘무도’의 국민의원 특집은 국민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정치권에 던지는 뜻 깊은 특집이었다. 하지만 변화하려면 아직 멀었다. 그 변화는 ‘무도’와 함께, 시청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없다면 이룰 수 없다. ‘무도’의 국민의원 특집이 가져올 변화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