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마친 김현수, 정상급 투수 넘은 3안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09 08: 42

김현수(29·볼티모어)가 뉴욕 양키스가 자랑하는 리그 정상급 투수들을 연이어 넘고 3안타를 폭발시켰다. 예열을 마친 듯한 김현수가 이제 상승곡선을 만들어 나갈지 주목된다.
김현수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7번 좌익수로 출전했다. 김현수는 개막 후 2경기에서 합계 5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고작 2경기이기는 하지만 무안타가 길어져서 좋을 것은 없었다.
하지만 상대 선발은 만만치 않았다. 양키스의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29)였다. 다나카도 개막전이었던 3일 탬파베이전에서 2⅔이닝 7실점의 최악투를 기록한 바 있어 이날 호투가 절실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지난해에는 김현수가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다나카를 상대로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그러나 김현수는 2회 첫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치며 좋은 출발을 끊었다. 다나카의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잘 잡아당겼다. 다나카의 실투, 실투를 안타로 만든 김현수의 완승이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약간의 행운이 깃든 내야안타를 쳤다. 다나카가 천천히 구르는 공을 건져내기 위해 재빨리 뛰어나갔지만, 공을 한 번에 잡지 못하자 결국 송구를 포기했다. 김현수는 타구 위치를 본 뒤 이를 악물고 전력질주를 해 결국 1루에 먼저 들어갔다. 안타, 출루에 대한 김현수의 집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6회 마지막 대결에서는 있는 힘을 다해 최고 97마일(156㎞)을 던진 다나카가 웃었다. 1사 만루, 역전 찬스였는데 6구째 패스트볼이 바깥쪽 낮은 코스에 들어갔고 스트라이크 판정이 났다. 김현수는 존에서 벗어났다는 억울함을 드러냈지만 판정은 판정이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그 아쉬움을 7회 지웠다. 역전타를 쳤는데, 상대는 역시 리그 최고 불펜투수 중 하나인 델린 베탄시스였다.
4-4로 맞선 7회 2사 2루였다. 1루 상황에서 시작했으나 김현수가 베탄시스의 공을 차분하게 고르는 사이 원바운드 공이 나와 주자가 2루에 갔다.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몰고 간 김현수는 6구째 베탄시스가 자랑하는 너클 커브를 걷어 올려 우중간에 떨어지는 극적인 적시타를 쳐냈다. 김현수의 통산 8번째 3안타 이상 경기. 결과적으로 이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되며 팀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skullboy@osen.co.kr
[사진] 볼티모어(미 메릴랜드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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