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잘 나가는 LG·롯데·KIA도 고민은 있다. 불안한 불펜이란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다.
개막 6연승을 달리던 LG는 8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말 오승택에게 홈런을 맞고 첫 패를 했다. 9회말에만 4실점했는데 임시 마무리를 맡고 있는 정찬헌이 1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흔들렸다. 결국 2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해오던 진해수가 동점타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 멍에를 썼다.
LG는 마무리 임정우가 어깨 통증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베테랑 필승조 이동현마저 개막 2경기 만에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했다. 적어도 4월에는 임정우·이동현 없이 불펜진을 꾸려야 한다. 우완 김지용·최동환, 사이드암 신정락, 좌완 진해수 중심으로 개막 7경기 구원 평균자책점 3위(2.49)로 선전 중이지만, 타이트한 승부처에서 얼마나 버틸지는 미지수다.
LG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롯데도 불펜 불안이 아니었다면 깔끔하게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3-1로 앞서던 7회 송승준이 이형종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동점이 됐고, 8회에도 2사 1·2루에서 나온 마무리 손승락이 최재원에게 우중간 2타점 3루타를 허용했다. 9회 이정민도 1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개막 7경기에서 구원 평균자책점이 8위(6.56)에 머물러 있다. 7일 LG전은 4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회 1실점에 7회 5실점으로 역전패했다. 셋업맨 윤길현이 4경기 2⅔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13.50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해 불펜에서 고군분투한 베테랑 이정민도 3경기 2⅓이닝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11.57로 썩 좋지 않아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LG·롯데의 고민은 가볍게 보일 정도로 불펜 문제가 심각한 팀은 KIA다. 개막 7경기 구원 평균자책점은 무려 11.09로 10개팀 중 가장 높다. 블론세이브도 벌써 4개.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에만 7실점하며 연장까지 간 끝에 진땀승을 거뒀지만, 8일 광주 한화전은 9회 1점을 지키지 못해 역전패했다.
마무리 임창용의 부진이 심각하다. 3경기 1승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7.71. 이미 블론세이브 2개를 범했다. 2⅓이닝 볼넷 3개로 제구가 흔들리고 있고, 피안타율도 4할6푼2리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대안으로 꼽히는 한승혁도 1승을 올렸지만, 블론세이브 2개에 평균자책점 7.71로 아직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한다. 홍건희도 2일 삼성전 1이닝 8실점 이후 휴업 중이다.
LG(6승1패)와 롯데·KIA(5승2패) 모두 안정된 선발진과 화끈한 공격으로 초반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1위 LG(1.76), 3위 KIA(2.03), 4위 롯데(2.09)로 안정적이며 경기당 평균 득점도 1~3위가 롯데(7.0점)-LG(6.6점)-KIA(5.4점) 순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불안한 불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엘롯기' 동반 가을야구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임창용-윤길현-정찬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