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첫 패, '수호신' 진해수 무너져 충격 더 컸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09 06: 00

개막 후 4경기서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던 진해수(31·LG)가 올 시즌 첫 자책점을 끝내기 홈런으로 내줬다. 6연승을 내달리던 LG는 잠시 일시정지. 가장 중요했던 순간에 나온 실점이라 아쉬움이 짙다.
진해수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에 9회 구원등판,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무너졌다. 0.00을 유지하던 평균자책점은 표본이 적은 탓에 5.40으로 훌쩍 뛰었다. LG는 진해수가 오승택에게 끝내기 홈런을 내주며 롯데에 6-8로 패했다. 6연승 뒤 1패.
이날 경기 전까지 진해수는 LG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4경기 출장해 3이닝을 던지는 동안 피안타와 사사구 모두 제로였다. 반면 탈삼진은 여섯 개. 안정감 있는 투구였다. 진해수의 활약은 낯설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8월 27일 kt전 ⅔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올 시즌 네 경기까지 23경기에서 17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수호신이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활약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때 탈이 났다. 진해수는 6-5로 앞선 9회 1사 3루 상황에 정찬헌과 교체됐다. 구원투수에게는 충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진해수는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내준 뒤 후속 오승택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했다. 물론 앞선 상황에서 위기를 만들고 내려간 정찬헌의 부진이 가장 아쉬웠다. 하지만 정찬헌이 남겨둔 건 동점주자 한 명. 역전포는 진해수가 허용했다.
지난 2년간 진해수의 승계주자 실점률은 36.6%로 다소 높았다. 세 명의 주자를 물려받으면 한 명에게 홈을 내준 것. LG 불펜에는 지난 시즌 승계주자 실점률 11.8%를 기록하며 빼어난 실점 억제력을 선보인 김지용이 남아있었다. 비록 전날(7일) 경기서 1⅓이닝 동안 15구를 던졌지만 연투는 진해수도 마찬가지였다. 진해수는 7일 롯데전서 ⅔이닝 동안 12구를 던진 바 있다. 게다가 진해수는 이날 등판으로 팀이 치른 일곱 경기 중 다섯 차례나 등판했다. 이닝 수가 많지는 않은 데다 시즌 초반임을 감안해도 등판 전 불펜피칭까지 따진다면 다소 빡빡했다.
물론 양상문 LG 감독이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맞고 우타자 오승택-최준석으로 이어지는 타순에도 진해수 카드를 고집한 건 이유 있는 선택이었다. 진해수는 좌우타자 상대 성적이 크게 다르지 않은 선수였다. 진해수는 지난 세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9푼5리,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 0.838을 기록했다. 우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2할9푼9리, 피OPS 0.833으로 비슷했다. 투심 패스트볼을 손에 익히면서 우타자를 맞아 자신감이 붙었다.
그 덕에 올 시즌도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등판 중이다. 진해수는 올 시즌 11타자를 상대했는데 우타자가 7명, 좌타자가 4명이었다.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라기에는 우타자 상대가 더 많았다. 때문에 오승택과 최준석을 맡기려던 양 감독의 선택은 근거가 충분했다.
LG는 듬직하던 수호신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무너지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하지만 144승을 목표로 올 시즌을 치른 건 아니었고, 언젠가 당할 패배였다. 더욱 중요한 건 이날의 패배가 연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이제 고작 일곱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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