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선발 ERA 13.50' NC, 결국 믿을 건 이재학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09 06: 10

국내 선발 부진 탓에 팀 ERA 9위
유일하게 '계산이 서는' 이재학에 기대
수년째 이어진 NC의 토종 선발 찾기는 올 시즌도 계속 될 전망이다. 9일 SK전에 선발등판하는 이재학(27)의 어깨가 무겁다.

NC는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원정경기를 2-9로 내줬다. 상대 최정이 KBO리그 역사상 세 번째로 한 경기 4홈런을 쏘아올리는 괴력을 발휘해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선발 구창모는 최정에게 멀티 홈런을 내주는 등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3연패를 끊고 2연승을 내달렸지만 흐름이 끊어졌다.
NC는 이날 경기 포함 7경기에서 3승4패를 기록 중이다. NC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6.28. 투고타저 분위기로 흐르는 리그 평균 3.47에 비하면 턱없이 높다. 10위 넥센이 6.81임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선발 평균자책점은 '토종 선발'들의 부진 탓이다. NC의 외인 원투펀치 제프 맨쉽과 에릭 해커는 세 경기 등판 3승을 합작했다. NC가 거둔 승리는 모두 이들의 선발등판 경기에서 나왔다. 이들은 세 경기에서 1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00 피안타율 1할7푼5리(63타수 11피안타)를 기록했다. 어느 팀에 내놓아도 밀리지 않는 외인 듀오다. 해커가 팔꿈치 통증으로 시범경기를 통째로 거른 뒤 첫 등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특유의 이닝 소화 능력도 기대할 법하다.
하지만 구창모, 이재학, 최금강으로 꾸려진 국내 선발진은 이와 극명하게 다른 성적을 기록했다. 구창모가 두 차례, 이재학과 최금강은 각각 한 차례씩 선발등판했다. 이들은 네 경기서 10⅔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3.50, 피안타율 4할(50타수 20피안타) 기록 중이다. 승리는커녕 5이닝을 채운 선수도 없다.
구창모와 최금강은 지난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으며 성장세를 띄었다. 구창모는 지난해 아홉 차례 선발등판, 4승1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풀타임 1년차임을 감안하면 괜찮은 기록이었다. 최금강 역시 선발로 나선 11경기서 5승3패, 평균자책점 4.91로 제몫을 다했다.
이들은 시범경기를 거치며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확정지었다. 김경문 NC 감독도 "결국 구창모와 최금강이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구창모는 지난 2일 롯데전서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데 이어 이날 등판도 아쉬움만 남겼다. 게다가 2이닝 소화에 그치며 불펜에 과부화를 안겨줬고, 결국 최금강이 등판해 3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시즌 초 밑그림이 완전히 어그러진 것.
NC는 1군 진입 시즌부터 국내 선발 찾기에 몰두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베테랑 손민한이 2015시즌 10승을 거두는 등 활약했지만 젊은 선수가 튀어나오지 않았다. 공을 들여 키운 이민호도 자리잡지 못한 채 결국 올 시즌부터 불펜으로 전업했다.
결국 믿을 건 이재학이다. 이재학은 2013시즌 신인왕을 받으며 화려히 등장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11경기(99선발) 등판해 42승26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NC 국내 선발진 중 사실상 유일하게 계산이 서는 선수다. 첫 등판인 지난 1일 롯데전서는 2⅓이닝 평균자책점 11.57로 패전투수가 됐다. 만일 이재학마저 달라지지 않는다면 NC는 선발진에 큼지막한 구멍을 안고 시즌 초반을 보내야 한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든 경기를 이겨도 국내 선수들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재학의 어깨가 무겁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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