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후 2G 45구 유도…타석 당 5구
힐만 감독이 칭찬한 '콘택트 능력' 과시
SK 유니폼을 입은 노수광(27)이 트레이드 이후 두 경기서 자신의 진가를 뽐냈다. 테이블세터 고민이 짙던 SK는 새로운 옵션을 추가하며 뒤늦게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노수광은 7일 오전 발표된 SK와 KIA의 4대4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트레이드를 주도한 염경엽 SK 단장은 "SK에 온 노수광과 KIA에 보낸 김민식이 트레이드의 핵심이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노수광은 2014년 한화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 2015시즌 KIA로 트레이드 된 바 있다. 데뷔 후 두 번째 트레이드. 첫 번째 트레이드를 통해 기회를 얻으며 '노토바이'라는 별명을 얻은 노수광. 그는 두 번째 트레이드로 또 한 번의 반등을 꿈꾸고 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트레이드 발표 직후인 7일, NC와 맞대결을 앞두고 노수광을 칭찬하기 바빴다. 힐만 감독은 "노수광은 콘택트 비율이 높다. 게다가 스피드가 빠르고 타석에서 번트나 히트앤드런 등 다양한 작전 수행이 가능한 선수다"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노수광은 지난 시즌 KIA에서 타석 당 투구수 3.95개를 기록했다. 비결은 커트. 노수광은 지난 시즌 스트라이크로 들어온 공 중 30.3%를 파울로 만들었다. '용규놀이'를 즐기는 이용규(35.9%)와 비슷한 유형이었다.
지난 시즌 SK 선수 중 타석에서 노수광보다 많은 공을 본 선수는 최승준(4.19개)과 최정(4.04개)뿐이었다. 모두 '거포형' 선수. 상위타선에서 투수들을 괴롭힌 선수가 드물었다. 힐만 감독은 노수광에게 바로 이 역할을 기대한 것이다.
트레이드 발표 당일 노수광은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했다. 힐만 감독의 기대가 엿보이는 대목. 노수광은 첫 경기서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하지만 힐만 감독이 바라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줬다.
노수광은 1회 첫 타석서 11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2S로 불리하게 시작했지만 다섯 차례 파울을 만들어내며 끈질기게 버텼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5구 승부 끝에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걸어나갔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2구만에 땅볼,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4구째 삼진을 당했다. 노수광의 SK 데뷔전 타석 당 투구수는 5.5개였다.
8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노수광은 이적 후 첫 안타 포함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에 성공하며 팀의 시즌 첫 승에 보탬이 됐다. 그는 다섯 타석에서 총 23구를 끌어냈다. 타석 당 투구수는 4.6개. 그는 이적 후 두 경기서 상대 투수들로 하여금 총 45구를 던지게 만들었다. 이적 후 두 경기 타율은 1할4푼3리(7타수 1안타)에 불과하지만 출루율은 3할3푼3리다.
물론 삼진 세 개를 당했다는 점은 아쉽다. 노수광은 KIA 시절에도 커트로 끈질기게 승부를 펼쳤지만 삼진을 당한 경우가 빈번했다. 노수광이 삼진을 줄이며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면 SK는 부족했던 '눈야구'를 이식받게 될 전망이다.
SK는 정근우가 FA(프리에이전트)로 팀을 떠난 뒤 리드오프 난에 시달렸다. '테이블세터 아닌 테이블쉼터'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올 정도였다. '노토바이' 노수광의 커트 놀이가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일단 첫 단추는 잘 꿰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