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토요드라마 '우리 갑순이'가 지난 8일 61회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 3년 후 일과 사랑에서 모두 성공한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완벽한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어느 새 유선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다 보니 김소은의 성공 스토리는 마지막 한 줄로만 정리가 된 듯 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8월 첫 방송을 시작했던 문영남 작가의 '우리 갑순이'는 우리 시대 결혼과 연애,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10년 사귄 공시생 커플 갑순(김소은 분), 갑돌(송재림 분)이 이별과 재회를 거듭하며 결혼에 골인하게 되는 내용은 물론이고 재혼가정, 졸혼 등을 현실적으로 다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부부로 만났던 송재림과 김소은이 재회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갑돌과 갑순은 싸웠다 화해했다를 반복했고, 결혼 후에도 돈 문제로 사사건건 다퉜다. 그 가운데에서도 갑순은 공무원이 아닌 청소업체 사업을 진행하며 어떻게든 홀로서기를 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갑순보다는 언니 재순(유선 분)의 분량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급기야 시청들은 "'우리 갑순이'가 아니라 '우리 재순이'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실제로 후반부에는 갑순과 갑돌의 분량이 눈에 띄게 줄었고, 등장을 하더라도 꽁냥거리는 신혼 이야기보다는 부모님과 얽힌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주부로 살아왔던 재순이 혼자의 힘으로 일어서고, 재혼 가정 안에서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며 남편 금식(최대철 분)과도 현명한 부모가 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은 굉장히 현실적으로 섬세하게 그려졌다. 마지막회에서도 재순과 금식은 아이들 때문에 다툰 후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발견해가는 모습을 통해 재혼 가정의 바른 예를 보여줬다.
갑순은 아이가 생긴 후 갑돌에 대해 더욱 이해하게 됐다고 말하며 뒤늦게 달달한 신혼을 이어갔다. 하지만 갑순이 일에서 성공하게 된 사연은 '3년 후'로만 가볍게 정리돼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우리 갑순이'는 토요일 연속 방송을 시작하면서 시청률 상승 효과를 이뤄내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얻었기 때문. 다소 허술한 전개가 있기는 했지만, 가족애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의미있는 방송임에는 틀림없다. /parkjy@osen.co.kr
[사진] '우리 갑순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