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다른 고민을 쏟아낸 서울과 제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4.09 05: 00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가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서 서로 다른 과제를 떠안았다.
서울과 제주는 지난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5라운드 경기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뚜껑을 열기 전 서울과 제주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서 3연패의 늪에 빠지며 조기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K리그서도 무패행진을 달리다 '라이벌' 전북 현대에 무릎을 꿇으며 기세가 꺾였다.

반면 제주는 K리그 개막 후 4경기(3승 1무) 연속 무패가도를 달리며 선두를 질주했다. ACL 무대에서도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K리그 팀 중 가장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 1안도 2안도 안 통하는 서울의 빈공 어찌할꼬
황선홍 서울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앞선이었다. 안정감이 부족했던 뒷마당은 전북전서 스리백을 가동하며 안정감을 찾는 모양새였다. 리그 득점 2위 팀인 제주전서도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문제는 녹슨 창이다.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할 주전 공격수들도, 이들의 뒤를 지원할 백업 자원들도 리그 5경기서 4득점의 빈공에 허덕이고 있다.
황 감독은 제주전서 '베테랑' 박주영에게 기대를 걸었다. 수장의 간절한 마음이라도 알듯 분주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서울의 위협적인 장면은 대부분 그의 발끝에서 나왔을 정도로 몸놀림이 가벼웠다. 그러나 윤일록 등 동료들의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황 감독은 후반 들어 개인기가 좋은 마우링요와 발 빠른 조찬호를 투입하며 어떻게든 제주의 골망을 열려고 했지만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설상가상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의 지원도 부족했다.
황 감독은 "득점을 위해 마지막까지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득점을 못해 아쉬움이 크다"면서 "전술 변화 폭이 크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격수뿐만 아니라 풀백의 공격 가담이 더 활발해야 한다. 공격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감독과 서울은 3연패를 당한 ACL보다는 리그에 무게를 두고 있다. 두 개의 산을 모두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는 11일 웨스턴 시드니(호주) 원정에서 어떻게든 빈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황 감독은 "호주 원정서 최선을 다하는 건 분명하지만 100%를 쏟을 수는 없다. 로테이션과 함께 변화의 폭을 3대7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다음 리그 상대는 울산 현대로 오는 16일 맞닥트린다. 웨스턴 시드니전이 공격 조합을 점검해야 할 무대라면 울산전은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 제주, 2옵션 미드필드진 경쟁력 숙제
제주는 이날 주축 자원 3명이 결장했다. 권순형과 정운은 부상으로, 이창민은 누적경고 3회 징계로 명단 제외됐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마르셀로, 문상윤, 박진포를 투입하며 기대를 걸었다.
좌측면 수비수 정운의 부재는 박진포와 안현범 등이 충분히 메울 수 있었다. 문제는 미드필더 권순형과 이창민의 빈 자리였다. 제주의 최대 강점은 이창민, 권순형, 이찬동이 버티는 중원이다. 볼배급처가 개점휴업한 제주는 갈 길을 잃은 채 방황했다. 멘디의 제공권과 황일수의 주력을 이용한 단조로운 공격 전개가 계속된 까닭이다.
조성환 감독도 "주력 자원인 이창민과 권순형의 빈 자리가 컸다. 이들이 빠져 연계 플레이가 잘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문상윤이 경기 출전이 많지 않았음에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며 희망을 노래했다.
제주의 상황은 서울과는 많이 다르다. ACL 조별리그 초반 선전하며 토너먼트행을 엿보고 있다. 오는 11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전서 그 가능성을 타진한다.
제주가 리그와 ACL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1옵션뿐만 아니라 2옵션의 경쟁력이 절실하다. 잘 나가던 제주에 명확한 과제가 생겼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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