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불펜진의 방화와 경기 막판 기회에서의 치명적인 주루사로 자멸하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불붙은 홈런포가 경기 막판까지 이어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 8-6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전날(7일) 4-1로 앞서던 7회초, 윤길현과 박시영 2명의 필승조가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5점을 헌납하면서 4-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필승조 고민을 다시 한 번 가중시킨 경기였다.
우선 롯데는 이날 전날 역전패의 악몽을 초반 끊어내는 듯 했다. 선제 실점했지만 앤디 번즈와 최준석의 홈런포 2방으로 3-1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발 박진형은 5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면서 자신의 몫을 다했다. 이제 남은 4이닝이 문제였다.
박진형의 뒤를 이은 송승준은 6회부터 올라와 2안타를 맞았지만 1이닝을 잘 틀어막았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송승준에게 최대한 타자들을 맡긴 후 다시 한 번 필승조를 투입해 승부를 보겠다는 복안이었다. 송승준은 7회에도 역시 마운드에 올랐다. 송승준의 마지막 이닝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정민과 박시영이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송승준은 최재원에 안타를 허용한 뒤 맞이한 무사 1루에서 이형종에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결국 롯데는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송승준은 오지환에 내야 안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시영은 이후 박용택을 1루수 땅볼, 히메네스를 3루수 병살타로 솎아내며 간신히 역전을 막아냈다. 모두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8회초도 문제였다. 8회초 1사후 박시영이 정성훈에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면서 쉽지 않은 이닝을 예고했다. 임훈은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대타 서상우는 고의4구로 거르며 2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롯데는 더 이상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마무리 손승락을 등판시켰다. 롯데 최후의 보루였다.
그러나 손승락은 최재원에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우중간 싹쓸이 3루타를 얻어맞았다. 롯데는 필승조급 투수들을 모두 소모했지만 2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롯데는 불펜이 방화를 저질렀지만 그래도 타선의 힘으로 막판까지 분투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누상에서 신중하지 못한 주루 플레이 2번이 발목을 잡았다. 8회말 선두타자 번즈가 추격으 ㅣ솔로포를 때려내며 4-5로 추격에 성공했다. 다시 롯데의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이후 이대호가 우중간 2루타까지 터뜨리면서 무사 2루의 동점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대주자로 나선 오승택이 최준석이 1루수 직선타 때 무리한 리드 폭을 가져가다 2루에서 횡사를 당했다. 비디오 판독까지 요청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순식간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도 롯데는 마지막까지 대타 김대우의 볼넷, 이우민의 안타로 2사 1,2루로 LG를 압박했다. 그러나 롯데는 대타 김문호의 타석 때 2루 주자 김대우가 역시 무리한 리드를 펼치다 포수 정상호의 견제에 아웃됐다. 허무하게 경기가 끝나려는 찰나였다. 또한 9회초 히메네스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는 다시 한 번 힘을 냈고, 이날 경기 초반부터 불을 뿜은 홈런포로 경기를 끝냈다. 이미 3방의 홈런으로 점수를 뽑은 롯데는 9회말 신본기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따라 붙었고 손아섭의 동점타가 나오며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롯데는 9회말 1사 1루에서 오승택의 끝내기 투런포로 기나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