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시대를 넘나드는 '시카고', 유아인=한세주 아니었다면?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4.08 10: 59

방송 전부터 캐스팅을 두고 말이 많았던 tvN '시카고 타자기'다. 결과론적으로 남자 주인공 한세주 역을 유아인이 안 했으면 어쩔 뻔했을까? 
'시카고 타자기'는 KBS '경성스캔들', MBC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 등을 집필한 진수완 작가와 KBS '황진이', 공항가는 길' 등을 연출한 김철규 감독이 힘을 합쳤다는 사실만으로도 2017년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그래서 캐스팅도 대단한 배우들이 물망에 올랐던 바다. 일찌감치 김수현이 언급됐고 송중기 역시 캐스팅 관련 기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외에도 A급 남자 배우들이 관계자들 사이 끊임없이 거론되기도. 

'시카고 타자기'가 이제훈-신민아 주연의 '내일 그대와' 후속으로 편성이 확정될 때까지도 남자 주인공은 결정되지 않았다. 유력한 후보였던 유아인이 투병 사실과 군 문제로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 없던 것. 
유아인이 골종양을 앓고 있으며 촬영 중 당한 부상으로 여러 차례 재검(병무청 징병신체검사 재검사)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응원과 격려가 쏟아지는 한편 "아픈데 드라마는 할 수 있나" 등 삐딱한 목소리도 들렸다. 
그럼에도 유아인은 '시카고 타자기'를 선택했다. 입대를 미루고 작품을 택한 건 아니다. 지난달 그는 또다시 재검을 받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시간을 쪼개서 '시카고 타자기'에 임하겠다는 의지였다. 
몸 상태가 온전한 건 아니지만 그 만큼 이 작품에 대한 매력을 느낀 그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유아인은 "작가 캐릭터를 꼭 한 번 해 보고 싶었다"며 "로맨스물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의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물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그의 캐스팅 확정 소식이 들린 후에는 '한세주=유아인' 공식이 완성됐다. 유아인 특유의 시니컬하면서 도도한 표정이 극 중 아이돌 급 인기를 가졌지만 까칠한 성격의 스타 작가 한세주와 싱크로율 200%를 이뤘기 때문. 
7일 방송된 1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아인은 작품을 위해서라면 노숙자 행세도 마다치않는 열혈 작가에 썼다 하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는 '넘사벽' 재능을 가진 매력남 한세주로 완벽하게 분했다. 
조직폭력배와 시비가 붙었을 때 단숨에 이를 제압하는 액션 연기, 의문의 타자기를 발견해 묘한 마력에 사로잡힌 감정 연기, 전설 역의 임수정과 티격태격대는 코믹 연기 등 다채로운 장르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특히 '시카고 타자기'가 타자기를 매개체로 1930년대 경성과 2017년의 서울을 넘나드는 스토리이기에 유아인의 비주얼 변신도 한몫했다. 현재에서는 짧은 밤톨 머리로 남다른 센스를 뿜어냈고 과거에서는 지적이고 섹시한 비주얼로 여심을 강탈했다. 
첫 방송부터 이 정도였다. 유아인이 아닌 다른 배우가 그리는 한세주는 쉽게 생각하기 힘들기도. 용기를 내 '시카고 타자기'를 선택한 그가 시청자들은 고마울 따름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시카고 타자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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