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타선에 가려진 롯데의 그림자 '불안한 필승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4.08 08: 25

롯데 자이언츠는 4연승을 하는 기간 동안 투수진에 대한 별 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상대가 추격할 수 없을 정도의 대량 득점을 해내면서 투수진, 특히 필승조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롯데 필승조의 민낯은 접전의 상황에서 드러나 버렸다.
롯데는 지난 7일 사직 LG전에서 4-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4연승 이후 첫 번째 패배를 당했다. 경기 초반 롯데의 기세는 LG를 압도했다. 앤디 번즈의 2루타와 전준우의 스리런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다. 선발 김원중 역시 착실한 투구로 6이닝 1실점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문제는 7회부터. 롯데는 4-1로 앞선 7회초, 윤길현을 투입했다. 그러나 윤길현이 정성훈에 안타, 서상우에 몸에 맞는 공, 최재원에 내야 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뒤이어 올라온 박시영이 이형종과 오지환에 연속으로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으며 4-6으로 역전을 당했다. 결국 롯데는 2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5연승 길목에서 역전패를 지켜봐야 했다.

롯데는 현재 윤길현, 박시영, 이정민을 필승조 보직으로 활용하고 있다. 번갈아가면서 이들을 등판시켜 시의 적절하게 이닝을 틀어막고 있다. 이정민은 지난 3월31일 마산 NC 개막전에서 ⅓이닝 2실점을 했지만 지난 2일 경기에서는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시영은 올시즌 필승조로 역할이 승격되면서 보다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다. 비록 7일 경기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전 투수가 됐지만 이전 3경기에서는 실점이 없었다. 하지만 윤길현의 경우 현재까지 깔끔하게 처리한 이닝을 찾기 힘들다. 평균자책점 13.50(2⅔이닝 4실점)에 WHIP(이닝 당 출루 허용율)은 2.63, 피안타율은 0.462에 달한다.
그동안 큰 점수 차이로 승리를 거두면서 새로운 필승조의 역량을 시험해보지 못했던 롯데였다 . 박시영의 구위는 필승조 가운데 가장 좋은 편이지만 7일 경기에서 드러난 것처럼 필승조로서 경험이 부족하고, 이정민은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회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나이로 인해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필승조 경험이 가장 많고, 역할을 해줘야 하는 윤길현의 부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현 시점까지 이어지면서 롯데의 필승조 구성은 다시 한 번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딱히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이 구성에 좌완 투수를 추가하려고 해도 이명우, 김유영, 강영식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송승준과 노경은은 롱릴리프 역할을 맡아야 하기에 필승조로 전환을 시키기엔 부담이 있다. 사이드암 배장호도 쏠쏠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역시 필승조 역할에 대한 의문부호가 남아 있다.
현재 롯데는 마무리 손승락이 단 1경기 밖에 등판하지 않았다. 큰 점수 차로 승리한 경기의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접전의 경기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공식을 적립해야 한다.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연결시키기 위해선 타선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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