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복귀전서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공략했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전에 선발등판,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비록 패전투수 요건으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공백이 길었음을 감안하면 합격점이 가능한 투구였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네 차례 등판해 14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삼진 열두 개를 빼앗는 동안 볼넷 허용은 단 한 개뿐이었다.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모습이었다. 정규시즌 개막전에서도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눈여겨볼 점은 초구 스트라이크였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21타자를 상대하며 77구를 던졌다. 이 중 스트라이크가 52개로 공격적이었다. 특히 21타자 중 14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류현진은 1회 다소 긴장한 듯 투구 내용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중심타선에게 세 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 하는 등 불안한 모습. 여섯 타자를 상대했는데 초구 스트라이크는 단 세 명에 불과했다.
2회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류현진은 2회 유격수 키케 에르난데스와 본인이 각각 실책 하나씩을 기록하며 1사 1·3루 위기에 내몰렸다. 그러나 후속 찰리 블랙몬을 1루수 병살타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2회 네 타자를 상대했는데 모두 초구는 스트라이크였다.
3회 역시 공격적인 피칭이 이어졌다. 류현진은 선두 DJ 르메이유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초구 커브볼을 존 안으로 넣은 것이 주효했다. 이어 카를로스 곤잘레스에게는 볼 세 개를 내리 던졌지만 결국 3루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후속 놀란 아레나도 역시 초구 스트라이크를 빼앗은 뒤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1 동점에서 맞은 4회도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쳤는데 두 타자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등 공격적이었다.
5회는 공격성이 오히려 독이 됐다. 류현진은 선두 더스틴 가노에게 초구 89마일(약 144km) 속구를 던졌다. 가노는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좌측 폴을 그대로 때렸다. 콜로라도가 2-1로 다시 앞서나갔다.
이날 경기만 두고 보면 적극적 승부는 양날의 검이었다. 볼넷이 없었지만 이닝을 거듭하면서 구속이 떨어지자 상대 타자에게 쉽사리 공략당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투수를 두려워하며 승부를 피하는 모습은 감독과 코칭 스태프에게 합격점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공백기가 길었던 류현진으로서는 더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타자와 승부를 두려워하는 것은 '류현진답지 않은' 모습이다. 류현진의 공격적 투구가 반가운 이유다. /ing@osen.co.kr
[사진] 덴버(미국 콜로라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