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30·LA 다저스)이 복귀전서 깔끔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제 류현진의 커리어 내내 이어진 '기분 좋은 징크스'가 올 시즌도 이어지기를 기대할 차례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전에 선발등판,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 7월 8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274일만의 정규시즌 선발등판임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호투였다.
류현진은 지난 2006년 KBO리그 한화에서 데뷔했다. 올해가 프로 12번째 시즌.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2015년을 제외하면 매 시즌 한 차례 이상 등판했다.
류현진의 '시즌 첫 경기' 성적은 들쭉날쭉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시절부터 지난 시즌까지 11차례 '시즌 첫 경기'서 57⅓이닝 4승5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썩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 '호투' 뒤에는 반드시 좋은 시즌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시즌 첫 등판서 다섯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호투의 기준을 퀄리티스타트로 잡는다면 첫 등판서 호투한 시즌, 류현진은 커리어 평균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은 2006년 프로 데뷔 첫 경기서 LG를 상대로 7⅓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 시즌 그는 30차례 등판 201⅔이닝을 던지며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MVP와 신인왕을 독식했다.
2009년에는 SK를 상대로 던져 6이닝 2실점을 기록, 승리투수가 됐고 그 시즌 28경기 등판해 189⅓이닝 13승2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2010년 롯데와 개막전에 처음으로 등판해 7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2010시즌 25경기에 등판해 192⅔이닝을 던지며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로 괴물 같은 시즌을 보냈다. KBO리그에서 '첫 등판 호투'는 무조건 괴물 같은 시즌으로 이어졌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두 시즌 동안 류현진의 시즌 첫 등판은 빼어났다. 류현진은 2013년 첫 등판서 6.1이닝 1자책을 기록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KBO리그에서 통했던 기분 좋은 징크스는 미국에서도 이어졌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첫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2014시즌에도 마찬가지. 류현진은 5이닝 무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해당 시즌 26경기에 나서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다.
시즌 첫 등판의 모습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 뀄꿰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 '기세'는 앞으로의 등판에서 한결 편한 마음을 먹게 만든다. 특히 류현진처럼 부상으로 오래 빠져있던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괴물 시즌2'는 이제 막 시작됐다. /ing@osen.co.kr
[사진] 덴버(미국 콜로라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