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도, 응원단장도 아쉬운 '역대급 응원가' 교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08 06: 59

"이글스의 정근우~, 이글스의 정근우우우~". 
지난해까지 한화 경기에서 관중들이 신나게 목소리 높여 불렀던 정근우(35)의 응원가가 올해는 사라졌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메인 테마곡 리듬을 따온 정근우의 종전 응원가는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한화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의 팬들까지도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정근우 본인도 자랑스러워했다. 
그런데 올해 야구장에선 정근우의 이전 응원가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 지금까지 KBO리그 구단들은 KBO 마케팅 자회사 KBOP를 통해 연간 3000만원 상당 저작권료를 지불하며 응원가를 편곡해서 사용했지만, 지난겨울 원곡 저작인격권 문제가 불거져 대부분 구단들이 직접 원작자와 협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근우의 응원가는 원곡자가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불러 협상이 되지 않았다. 구단을 통해 응원가를 문의를 하기도 했던 정근우는 "아쉽지만 어쩔 없는 일이다"며 "우리 아이들이 응원가를 참 좋아했다. 팬들도 좋아하셨고, 나도 타석에 들어설 때 응원가에 소름이 확 돋을 때가 많았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한화 구단과 응원단은 아쉬움을 머금고 정근우의 새로운응원가를 제작했다. 다만 이전 응원가가 워낙 팬들의 머릿속에 깊게 인식돼 있다보니 관중들이 육성으로 종전 응원가를 자발적으로 다함께 부르기도 한다. 이럴 때 가장 난감한 사람이 바로 '응원의 신'으로 사랑받는 홍창화 한화 응원단장이다. 
홍창화 단장은 "개막 3연전 때 팬들께서 이전 응원가를 육성으로 불러주실 때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잠시 응원단상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기도 했다"며 "육성으로 부르는 것도 저작인격권에 위배된다고 한다. 팬들이 워낙 좋아하신 응원가라 그런지 쉽게 못 잊으시는 것 같다. 정근우 선수도, 저도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정근우의 새 응원가는 클래식 풍으로 남녀 구분 파트로 나눠진 게 특징이지만, 아직 팬들의 귀에 익숙하지 않다. 홍창화 단장은 "응원가 문제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2주 동안 밤을 새면서 준비했다. 이용규·신성현 선수 응원가는 저작권료를 지불해 그대로 쓰지만 바뀐 응원가가 많다. 라인업송과 하주석 선수 응원가는 우리 응원단이 새로 작곡했다. 응원단장으로서 팬들께서 더 좋아하실 응원가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딴 윌린 로사리오의 새 응원가는 벌써 팬들에게 중독성 강한 응원가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한화 구단은 KBO리그 10개 구단 최초로 클린 응원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정근우 응원가처럼 협상이 안 된 케이스도 있지만 협상 가능한 곡들은 저작권료를 지불해서 사용하고 있다. 짧은 응원가라도 원작자들을 전부 만나 협의를 했다. 한화 구단은 "저작인격권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그동안 저작자 동의없이 편곡돼 사용된 것이 많았다. 이젠 팬들의 함성이 부끄럽지 않게, 건전한 응원 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으로 클린 응원가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waw@osen.co.kr
[사진] 정근우-홍창화 응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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