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한텐 꿈 같은 일이다".
지난달 17일 시범경기 기간 넥센과 NC가 투수 강윤구와 김한별을 맞바꾼 시즌 1호 트레이드를 단행했을 때 김성근(75) 한화 감독은 부러움이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겨우내 외부 전력 보강을 원한 김성근 감독이 "구단이 트레이드에 소극적이다"며 여러 차례 아쉬워했다.
KIA와 SK가 4대4 대규모 트레이드를 단행한 7일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날 광주 KIA전을 앞두고 "쇼크였다"며 "이것이 프로야구다 싶었다. 서로 보강을 하지 않았나. 윈-윈이 되는 트레이드라 생각한다. SK는 젊은 선수를 내주며 현실을 봤다. KIA는 여유 있는 상태에서 트레이드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몇몇 구단 감독들을 만나 직접 트레이드를 제의하기도 했다. 정근우의 무릎 부상 대비 차원에서 내야수 보강을 구단에 건의하기도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에는 권혁이 허리 통증으로 복귀 시점이 늦어져 좌완 투수 트레이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올해부터 김 감독 권한은 1군 경기 운영으로 제한됐고, 선수구성을 책임지는 프런트에서 트레이드를 결정한다. 김 감독은 "전력 공백이 생기면 어느 팀이든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보며 움직여야 한다. 감독끼리 (트레이드) 말못하는 구조라 트레이드를 요청하더라도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트레이드라면 언제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단, 단기적인 전력 공백을 위한 트레이드는 없다. 한화 박종훈 단장은 "팀에 부상 선수들이 있지만 1년짜리 큰 부상은 아니다. 금방 돌아올 수 있는 부상인데 단기간을 커버하기 위한 트레이드는 어렵다. 부상당한 선수들이 돌아왔을 때 트레이드로 온 선수들이 번외 전력이 된다"며 "최근 우리팀 트레이드도 그렇게 된 것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한화는 2015년 두 차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해 4월8일 투수 양훈을 넥센에 내주며 외야수 이성열과 포수 허도환을 받았다. 당시 주전 포수 조인성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하자 안방을 메우기 위해 허도환을 데려왔다. 이성열과 허도환은 지난해까지 1~2군을 오가고 있다. 올해는 둘 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같은 해 5월6일에는 투수 유창식·김광수, 외야수 노수광·오준혁을 KIA로 보내며 투수 임준섭·박성호, 외야수 이종환을 영입했다. 즉시 전력으로 기대한 임준섭이 팔꿈치 부상으로 큰 도움되지 못한 채 지난해 군입대했고, 박성호도 무릎 부상 이후로 육성 선수 신분이다. 김경언·이성열과 역할이 겹치는 이종환도 대부분 2군에 머물러있다.
한화 관계자는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팀 구조상 단기적 관점에서 트레이드는 팀을 더 어렵게 만든다. 다른 팀에서 선수를 공짜로 주는 것도 아니고, 젊은 선수들을 트레이드 카드로 쉽게 쓰진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오래된 취약 포지션인 포수 트레이드는 협상 창구를 열어놓고 있다. 조인성(42) 차일목(36) 허도환(33) 등 베테랑들로 이뤄진 한화 안방은 정범모(30)도 최근 손바닥 수술로 재활 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