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1득점 중 6점이 홈런으로 얻은 점수
연속 안타 실종+투타 불균형…복귀 전력도 없어
시즌 초, 연패 수렁에 빠진 SK는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덧 단독 최하위. 트레이 힐만 SK 신임감독의 KBO리그 데뷔 승리는 여전히 요원하다.
SK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전을 3-5로 패했다. 개막 6연패다. 이날 경기 전까지 나란히 '무승'에 처졌던 넥센은 두산을 7-3으로 누르고 시즌 첫 승을 맛봤다. SK는 넥센, 삼성과 함께 'SNS 연합'으로 묶였지만 이들 중 승리가 없는 팀은 SK뿐이다.
시즌 초 SK는 투타가 완벽히 어긋나고 있다. 첫 네 경기, SK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4.11로 어느 정도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타선이 단 4득점을 뽑아냈다. 경기당 1득점 수준이니 이길 방도가 없었다. 6일 KIA전에서는 한동민과 최정의 홈런 등을 묶어 4점을 뽑았으나 불펜이 말썽이었다. 8회까지 4-3으로 앞서던 SK는 '클로저' 서진용이 ⅔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지며 역전패했다.
7일 경기는 올 시즌 SK의 단점을 묶어서 보여줬다. 한동민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타선은 6안타를 기록했다. 이 중 연속 안타는 3회, 단 한 차례뿐이었다. SK는 3회 박승욱의 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2사 2루의 기회를 잡았고 김강민이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날 경기 SK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속 안타였다.
마운드도 답답했다. 사이드암 투수 김주한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 스콧 다이아몬드가 아내 출산을 이유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덕에 임시 선발 기회를 얻었다. 김주한은 제구가 들쭉날쭉하며 5사사구를 내줬지만 위기를 틀어막으며 4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김성민과 채병용이 차례로 등판해 각각 2점씩을 내줬다. 5선발이 등판한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가 무너지니 분위기가 단번에 기울었다.
SK는 올 시즌 11득점을 올렸다. 가뜩이나 적은 수치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인 6득점이 홈런으로 만들어졌다. (정의윤 솔로, 한동민 투런, 최정 투런, 한동민 솔로) 홈런이 아니면 점수를 뽑아내기 힘든 환경인 것이다. 이는 '데자뷰'다. SK는 지난 시즌 팀 182홈런으로 1위 두산(183홈런)에 한 개차 뒤진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팀 득점은 753점으로 리그 9위였다. 뻥뻥 터졌던 한 방이 꼭 필요한 순간에는 침묵했던 셈이다.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도 타율 1할1푼1리에 그친 끝에 1군에서 말소됐다.
팬들을 실망시키는 모습도 노출됐다. SK는 7일 경기서 3-5로 뒤진 9회 2사 후 이재원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재원은 상대 투수 임창민의 8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었는데, 파울이 다섯 개였다. 어떻게든 커트로 좋은 공을 골라낸 것이다. 뒤집기 힘든 상황이지만 불가능은 아니었다. NC 포수 김태군도 마운드에 올라 임창민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후속 김성현이 초구를 받아쳐 2루수 땅볼로 경기를 끝냈다. 바로 직전 타석에서 이재원이 보여준 끈기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힐만 감독은 여러 가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7일 경기 전까지 타율 1할5리로 침묵하던 4번타자 정의윤을 6번으로 내렸다. 힐만 감독은 "4번타자는 원래 어려운 자리다. 정의윤이 하위타선에서 부담을 떨치길 바란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의윤은 7일 경기서도 2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4대4 트레이드로 영입한 외야수 노수광을 첫날부터 2번타자 중견수로 배치한 것도 힐만 감독의 선택. 힐만 감독은 "노수광은 콘택트 비율이 높은 선수다. 게다가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능력도 뛰어나다"라며 테이블세터 역할을 주문했다. 하지만 노수광은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당일 아침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광주에서 올라온 선수에게 맹활약을 바라는 것도 다소 무리였다.
한국에 돌아온 다이아몬드 정도를 제외하면 '복귀 전력'도 없다. 결국 지금 있는 전력에서 반등을 꾀해야 한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 첫 네 경기서 4득점을 했지만, 이제 여러 점을 뽑아내지 않나"라고 밝혔다.
4경기 4득점 수준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승리에 필요한 점수까지는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홈런에만 의존해서는 이기기 쉽지 않다는 사실은 다름 아닌 지난해 SK가 알려준 사실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