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타자기’의 고경표가 유령작가다운 신비로운 첫 등장으로 기대감을 자아냈다.
지난 7일 오후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타자기’에서는 스타작가 한세주(유아인 분)와 전직 사격선수지만 지금은 한세주의 열혈 팬인 전설(임수정 분)의 좌충우돌 만남과, 한세주를 찾아온 신비로운 타자기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한세주는 문단의 아이돌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였다. 그는 시카고에서 열린 팬사인회에 참석했다가 그 곳에서 신비로운 매력이 있는 1930년대 타자기를 만나게 된다. 그는 타자기에 호기심을 가졌으나 팔지 않겠다는 주인의 말에 쉽게 포기했지만, 이 타자기는 자기 멋대로 ‘나를 한세주 작가에 보내주세요’라는 글을 써낸다.
전설은 한세주가 무명이었을 때부터 그를 응원한 팬이었으나, 졸지에 한세주로부터 스토커 취급을 당한다. 이들은 주인이 묘연한 개를 통해 만났고, 이 개가 한세주의 작품이 담긴 USB를 삼키는 바람에 더욱 관계가 꼬였다.
한세주는 꿈에서 1930년대 경성에서 한 문인과 독립투사의 만남을 보게 됐고, 이를 주제로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곧 진짜 스토커가 그의 앞에 나타나 한세주는 총을 맞을 위기에 처했으나, 이를 전설이 구한다.
이날 ‘시카고 타자기’는 주로 한세주와 전설의 악연 같은 인연을 풀어가는 데 주력했다. 특히, 과거 1930년대 경성의 이야기와 현재가 얽히는 과정이 드러나면서 흥미를 더했다. 주요인물로 알려진 유진오(고경표 분)는 아직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는 중.
고경표가 맡은 유진오는 유령작가다. 고경표의 첫 등장은 유령작가라는 이름에 딱 맞을 정도로 신비로웠다. 그는 1930년대 경성 장면에 나왔다.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고, 과거의 임수정을 가리켜 유아인에 “참 쓸모 있는 녀석이다. 손이 빠르고 금방 습득한다”고 말하며 칭찬을 하는 목소리만 등장했을 뿐이었다.
또한 타자기를 바라보는 유아인의 귀에 환청처럼 들리는 "어이 친구"라는 말도 고경표의 목소리였다. 마치 유아인을 부르는 듯한 목소리였다. 첫 회에 목소리만 울리면서 마치 유령처럼 존재감을 드러낸 고경표. 묵직한 목소리로 단번에 시선을 잡아끄는 고경표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기대감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특히 1930년대 배경의 유아인, 임수정, 고경표가 함께 있는 장면은 분위기만으로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임수정의 모자를 손으로 떨어뜨리는 고경표, 흘러내린 머리를 휘날리는 임수정, 이를 멍하니 바라보는 유아인이 특별한 인연을 이어갈 것으로 예고돼 흥미를 자극했다.
1회와 예고편을 통해 앞으로 과거가 아닌 현실에서도 유아인과 묘한 관계로 얽힐 것이란 암시가 드러나면서 고경표가 과연 ‘시카고 타자기’에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호기심이 높아졌다. 목소리만으로 하드캐리한 고경표의 활약상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 yjh0304@osen.co.kr
[사진] ‘시카고타자기’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