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시카고 타자기' 첫 방송 전, 주연배우인 유아인과 임수정은 서로가 파트너라서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했다. 이들의 자신감은 틀린 게 아니었다.
7일 오후 8시, '내일 그대와' 후속으로 '시카고 타자기'가 첫 방송됐다. 이 드라마는 스타 작가 한세주(유아인 분)와, 그의 열혈 팬이었다가 안티로 돌아선 전설(임수정 분), 한세주의 뒤에 숨은 대필 유령 작가 유진오(고경표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들의 매개체는 의문의 타자기. 1회에서 한세주는 1930년대 경성에서 개인이 제작한 타자기를 시카고의 한 카페에서 마주해 묘한 마력에 휩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총소리가 타자기랑 비슷하다고 해서 시카고 타자기다. 펜은 칼보다 강하고 타자기는 총보다 강하다. 좋은 글 쓰시라고요, 여자 꼬시고 부귀영화에 쓰는 거 말고 정말 위대한 글"이라는 의문의 목소리까지 들리기도.
이 타자기가 서울로 건너오면서 전설이 대신 한세주에게 배달하게 됐다. 한세주와 전설의 첫 만남이 성사된 셈. 전설은 자신이 오랫동안 좋아한 한세주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집에 들어가고 그가 썼던 노트북을 받아오게 되면서 자신을 '성공한 덕후'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비록 한세주는 끝까지 전설을 스토커 취급했지만.
방송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것처럼 유아인은 한세주 그 자체였다. 특유의 시니컬한 표정에 거만한 듯 여유로운 애티튜드는 캐릭터에 200% 몰입했음을 입증했다. 13년 만에 안방에 돌아온 임수정 역시 밝고 통통 튀면서도 총을 잡으면 전생이 보이는 미스터리녀 전설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사실 두 사람의 '케미'는 5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도 예견됐다. 유아인과 임수정은 커플 포토타임 때 사이좋게 손을 잡고 무대에 섰다. 따로 올라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다른 커플들과 달리 이들은 무대 아래에서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서로에 대한 만족도도 대단했다. 유아인은 임수정에 대해 "굉장히 능숙하고 노련한 선배다.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과 개성을 갖고 있다. 캐릭터를 살리면서 연기하는 걸 보면 기분이 참 좋고 흐뭇하다. 척하면 척이다. 연기하면서 좋은 예감이 드는 짜릿한 순간이 있었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임수정 역시 "유아인이 한세주라니 작품 선택에 주저함이 없었다"며 "실제 유아인의 솔직한 면모들이 한세주 작가와 비슷하게 닮아 있는 부분이 있다. 유아인과 티격태격하는 설정을 기대해 달라. 그와 호흡이 이 이상 맞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유아인과 좋은 작품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유아인 역시 "나도요"라고 즉각 화답하기도.
일단 1회는 합격점이다. 유아인과 임수정의 코믹한 '케미'와 미스터리한 설정이 시청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온 이유에서다.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들이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다음이 기다려진다. /comet568@osen.co.kr
[사진] '시카고 타자기'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