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27)이 사직구장과의 좋지 않았던 궁합은 이날 역시 이어지는 듯 했다. 실책 이후 피홈런이 나오며 고개를 숙이는 듯 했다. 하지만 타석에서 결자해지, 역전 결승타를 때려내며 실책의 악몽을 극복했다.
LG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 6-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LG는 개막 이후 6연승을 달렸다. 개막 최다 연승 공동 3위의 기록이다.
오지환이 팀을 들었다 놨다 했던 경기였다. 오지환은 실책으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타석에서 극적인 역전타를 기록하면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냈다.
4회말 수비에서 문제의 상황이 발생했다. 선발 류제국은 강민호를 3루수 땅볼, 문규현을 삼진으로 처리해 2아웃을 쉽게 잡았다. 이후 이우민에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2사 후였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는 안타였다.
그러나 이후 상황이 류제국을 부담스럽게 했다. 2사 1루에서 신본기를 상대로 1B에서 127km 체인지업을 던져 타이밍을 뺏었다. 배트는 힘없이 나왔고 타구 역시 느리게 유격수 오지환 쪽으로 굴러갔다. 여유 있게 이닝을 마무리 하는 듯 했다. 하지만 타구를 처리하던 오지환이 공을 글러브 포켓 속에 제대로 넣지 못했고, 타구는 오지환의 옆으로 흘렀다. 실책으로 이닝이 종료될 상황이 2사 1,2루의 실점 위기로 변했다.
류제국은 안정을 찾지 못했다. 롯데는 반대로 기사회생했다. 결국 류제국은 실책으로 이어진 2사 1,2루 위기에서 전준우에 몸쪽 높은 코스의 147km 빠른 공을 던지다 좌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류제국, 그리고 오지환은 모두 망연자실한 수밖에 없었다. 0-1의 스코어는 0-4로 벌어졌다. 전준우에게 맞은 홈런은 올시즌 LG의 첫 피홈런이었다. 허무한 결과였다.
사실 오지환에게 사직구장은 그리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오지환은 이날 경기 전까지 데뷔 이후 사직구장에서만 50경기에서 12개의 실책을 범했다. 홈구장이자 두산 베어스와 함께 쓰고 있는 잠실구장에서 가장 많은 78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경기 수가 470경기였다. 경기 수와 비례해서 오지환은 많은 실책을 사직구장에서 기록하고 있는 셈이었다. 오지환의 실책이 경기를 그르친 적도 더러 있을 만큼 오지환과 사직구장의 궁합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만회의 기회는 곧 찾아왔다. LG 타선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1-4로 뒤진 7회초 흔들리는 롯데 윤길현을 상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이형종이 2타점 2루타를 때려내 3-4로 추격했다. 2사 2,3루로 기회가 이어졌고 타석에는 오지환이 들어섰다. 그리고 오지환은 우익 선상을 타고 흐르는 2타점 2루타 터뜨리며 5-4로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히메네스가 우전 적시타를 기록하면서 오지환은 쐐기 득점까지 기록했다. 6-4의 리드를 만든 오지환의 활약 이후, LG는 불펜진의 힘으로 역전승을 지켜냈다. 오지환의 결자해지가 결국 LG의 개막 6연승을 만들어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