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2호포' NC 스크럭스의 KBO리그 적응기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4.07 21: 32

NC의 새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30)가 시즌 2호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시범경기의 부진을 딛고 어느덧 KBO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양새다.
스크럭스는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SK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에 4번-1루수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2볼넷 1삼진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NC는 스크럭스의 활약에 힘입어 SK를 5-3으로 꺾었다. 이날 경기 포함한 스크럭스의 시즌 성적은 타율 3할7푼5리, 2홈런, 4타점으로 상승했다.
사실 시범경기만 해도 스크럭스를 향한 시선은 불안했다. 스크럭스는 10경기 출장해 타율 2할1푼9리(32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쳤다. 특히 선구안이 문제였다. 스크럭스는 삼진 11개를 빼앗기는 동안 볼넷 4개만을 골라냈다. 약 3배 가까이 많은 수준. 외국인 타자 적응을 좌우하는 '스트라이크 존'과 '한국 투수' 적응이 관건이었다.

그러나 정규시즌 시작과 동시에 스크럭스는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스크럭스는 지난달 31일 롯데와 경기서 홈런 한 개 포함 2타수 2안타 2사사구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두 경기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4일 한화전을 기점으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스크럭스는 한화전 두 경기서 7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7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경문 NC 감독 역시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스크럭스도 조금씩 감을 잡고 있고, 박민우가 복귀했다. 이민호도 복귀할 예정이다"라며 '완전체 NC'의 조건으로 스크럭스의 반등을 꼽았다.
스크럭스는 그 믿음에 부합했다. 첫 타석서 삼진을 당한 스크럭스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냈다. 그리고 1사 1루서 들어선 세 번째 타석, SK 두 번째 투수 김성민의 2구 139km 빠른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김성민은 바깥쪽으로 제구를 잘했다. 하지만 스크럭스의 타격이 엄청났다.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 우중간 담장을 그대로 넘겨버렸다. 비거리는 125m. SK행복드림구장의 덕을 봤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시프트를 보기 좋게 깨버린 한 방이었다.
스크럭스는 KBO리그의 투수들을 상대로도 조금씩 적응을 마쳐가고 있다. 이날 경기 포함 스크럭스는 삼진 8개, 볼넷 5개를 기록 중이다. 몸에 맞는 공을 두 개를 포함하면 사사구는 7개로 뛴다. 삼진 수와 비슷한 수치. 시범경기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스크럭스가 오기 전까지 NC의 외국인 타자 슬롯은 에릭 테임즈가 지키고 있었다. 테임즈는 KBO리그 3년간 390경기에 나서 타율 3할4푼9리,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한 '괴물'이었다. 테임즈의 잔상을 지우기란 쉽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스크럭스가 그 어려운 걸 조금씩 해내고 있다. /ing@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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