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인터뷰②] ‘듀엣 가요제’ PD “산들·한동근·봉구, 날 가르쳐준 가수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4.07 08: 59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듀엣가요제’의 강성아 PD가 가장 기억에 남는 가수들로 B1A4 산들, 한동근, 길구봉구의 봉구를 꼽았다.
지난해 4월 정규편성 돼 시청자에 첫 선을 보였던 MBC ‘듀엣가요제’는 7일 왕중왕전을 마지막으로 시즌1을 종영한다. 시즌1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지난 6일 OSEN과 만난 강성아 PD는 그간 출연했던 가수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오늘 안 그래도 마지막 방송을 준비하면서 출연자 목록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느낀 게 있다”고 입을 열었다.
“출연진 목록을 보면, 프로그램의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초기에 가장 기억에 남은 건 B1A4 산들이었다. 그 때 내가 듀엣의 의미나 시너지에 대한 포인트를 잘 못 잡고 있던 시기였는데 산들이 그걸 알려줬다. 산들의 파트너 조선영 씨가 노래를 정말 잘하던 분이었는데 긴장했는지 현장에서 음이탈을 냈고, 나조차 ‘아깝다’라고 생각하던 차였다. 그 때, 그 어린 산들이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눈으로 파트너에 괜찮다고 말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며 응원을 해줬고 결국 그의 응원 덕분에 조선영 씨도 실력 발휘를 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강 PD는 당시를 떠올리며 “그 현장을 보면서 내가 듀엣을 그저 ‘두 사람이 노래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산들의 무대를 통해, 듀엣이란 그저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닌, 마음을 나누고 기대며 하는 노래라는 걸 깨달았다고. ‘듀엣가요제’의 연출자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라고도 강 PD는 덧붙였다.
“중반부에는 한동근을 빼놓을 수 없다. 패널로 나올 때만 해도 사람들이 누구냐고 물었고, 스스로도 ‘저 가수입니다’라고 인사를 할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친구였다. 노래를 잘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기회를 주고 싶었는데, 운명이라는 게 있듯, 가수 정인이 임신으로 하차를 하면서 최효인 씨의 파트너 자리가 비었을 때 한동근이 딱 떠올랐다. 그렇게 두 사람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정말 훌륭하게 무대를 해냈다.”
말 그대로 ‘대체’였던 한동근은 최효인과 ‘영혼의 파트너’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승승장구, 결국 명예졸업까지 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강성아 PD는 “산들이 듀엣이 뭔지를 알려줬다면, 한동근은 운명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떠올렸다. 가수 준비부터 데뷔 후까지 준비해왔던 모든 것을 한동근은 무대에 쏟아냈고, 그 열정과 최효인의 간절함이 만나 시너지를 터뜨렸다. ‘꿈과 꿈의 만남’을 가장 명확하게 설명한 듀오기도 했다.
“후반부에는 길구봉구의 봉구가 인상 깊다. 봉구가 권세은 씨를 찾으러 청송에 갈 때 저도 함께 있었다. 다섯 시간이 걸려 가는 길에 ‘이렇게까지 했는데 안 맞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권세은 씨는 개성이 강해 다른 출연자들도 선택하지 않았던 출연자였다. 하지만 봉구는 그 속의 예쁘고 놀라운 소리를 발견했다. 보여지는 노래가 아니라 그 안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강성아 PD는 “세 사람은 ‘듀엣가요제’를 빛내준 사람이기도 하지만, 저에게 가르침을 준 사람들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수들 뿐 아니라, ‘듀엣가요제’를 통해 빛을 본 아마추어 실력자들 또한 기억에 많이 남을 터. ‘꿈이 현실이 되는 무대’라는 슬로건처럼, 그야말로 그들의 꿈을 이뤄준 셈이니 말이다.
“최효인, 두진수도 소속사와 계약해 데뷔를 했거나 앞두고 있다. 김윤아의 파트너 채보훈도 회사 없이 밴드를 하다가 소속사와 계약을 했다고 하더라. 이외에도 개인적인 꿈을 이룬 분도 많다. 어반자카파 조현아와 함께 했던 김은아 씨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는데, ‘듀엣가요제’ 출연 후 노래 강사가 됐다. ‘칠레 여대생’ 마리아 호세는 칠레 방송에도 출연하게 됐고, 빅스 켄과 노래한 최상엽 씨는 버스킹을 하던 친군데 해외 팬클럽도 생겼다.”
강 PD는 “거창한 꿈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꿈을 이뤄준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듀엣가요제’는 꿈과 꿈이 만나 시너지를 냈고, 이를 보는 이도, 참가하는 이도 그만큼 행복했다. 행복한 노래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며 연출자로도 행복했다며 강성아 PD는 ‘듀엣가요제’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yjh0304@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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