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 남과북, 응원은 "통일조국"으로 하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4.06 23: 07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통일조국!".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6일 강릉 하키센터에서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 북한과 4차전을 펼쳤다.
슬로베니아(5-1승), 영국(3-1승), 호주(8-1승)를 연파하고 3연승을 내달린 한국은 북한과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5전 전승 우승의 8부 능선을 넘는다.

하지만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북대결. 북한과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1승 4패로 절대 열세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에 4-1의 승리를 거뒀다. 따라서 역대 전적은 큰 의미가 없어졌다.
특히 이날 경기장에는 북한 선수단의 인공기가 걸려 있었다. 북한 벤치 뒤에 태극기 보다 큰 인공기가 걸려 있었고 그 뒤쪽으로 조직위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또 본부석 오른쪽에는 대규모의 응원단이 자리했다. "우리는 하나다"라며 응원을 시작한 이들은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응원을 시작했다. 그리고 붉은악마들이 사용하는 "대한민국" 응원구호를 "통일조국"으로 바꿔 목소리를 높였다. "통일조국"을 외치는 이들은 6.15 남북공동 응원단으로 500여명 정도 됐다.
경기 시작전 장내 아나운서는 흘러간 80년대 음악과 사이키 조명으로 경기장을 신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세련된 음악은 아니었지만 인기가요까지 더해지면서 팬들은 응원을 보냈다.
경기장을 찾은 60대 한 관중은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승부보다는 남북이 정정당당한 대결을 펼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앞으로 북한도 2018 평창 올림픽에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론 북한 응원단이 현장을 방문하지 못했다. 하지만 외교적 채널이 열리고 새로운 정부가 구성된다면 2018 평창 올림픽에서 다시 "통일조국!"의 외침이 들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비록 빙판위에서 한국과 북한으로 나뉘어 경기를 펼쳤지만 응원은 한 목소리로 모두를 응원했다. 승자가 결정됐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국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는 전쟁이 아닌 잔치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강릉=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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