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향한 이승엽의 반응, "투수에게 인사받은 기억이..."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4.06 13: 00

상대 투수가 승부에 앞서 정중하게 모자를 벗고 인사를 받는다면 타자는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겨울 삼성을 떠나 LG와 FA 계약을 한 차우찬은 지난 4일 친정팀 삼성 상대로 올 시즌 첫 경기에 나섰다. 차우찬은 2회초 이승엽이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자, 마운드에서 모자를 벗어 이승엽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다소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차우찬은 이날 타석에 들어선 삼성 타자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고 했다. 이승엽만 예외였다. 차우찬은 경기 후 "포수 유강남의 로케이션 대로 던졌고, 삼성 타자는 일부러 안 쳐다봤다"며 "이승엽 선배한테만 눈을 마주치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특별히 이승엽에게만 인사한 것을 묻자, 차우찬은 "이승엽 선배가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데, 은퇴 시즌에 상대팀으로 맞붙게 됐다. 그동안 같은 팀으로 뛰면서 한 번도 상대할 일이 없었는데 영광이다. 자동적으로 인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대선배를 향한 예의였다. 
하루 뒤 이승엽에게 물었다. 그 장면을 묻자 이승엽은 "우찬이가 인사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우찬이가 인사를 하기에 나도 살짝 고개 숙여 답례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전에 마운드에 선 투수가 인사를 한 적이 있었을까. 이승엽은 "글쎄, 투수가 인사한 경우가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차우찬의 공이 진짜 좋더라"고 칭찬했다. 이승엽은 차우찬 상대로 연속 삼진을 당한 후 3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차우찬은 이승엽과의 결과를 두고 "삼진을 잡았으나, 안타도 맞았으니 비긴 것 같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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