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천우희가 봄날에 어울리는 따뜻한 힐링 영화 ‘어느날’(감독 이윤기)로 돌아왔다.
영화 ‘어느날’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돼 세상을 보게 된 여자와 그녀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감성 영화로 천우희는 극 중 시각장애인이었지만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후 영혼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보기 시작한 여자 미소를 연기했다.
영화는 나름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두 남녀가 만나 서로를 보듬어주면서 위로와 공감을 나누는 모습을 그리며 보는 이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천우희는 발랄한 모습과 깊은 감정 연기를 오가며 관객들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천우희는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인간적인 모습의 인물이라고 하면 밝은 모습도 있고 내면에 아픔도 있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저는 1부터 10까지 계속 밝은 캐릭터는 본 적 없다. 미소에게는 밝은 면도 있지만 이 인물의 아픔도 이해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어서 저는 이 캐릭터가 좋았다. 영화를 보고 많이 우셨다고, 안됐다고 하시는데 저는 아픔도 있지만 씩씩하고 꿋꿋하려는 미소의 모습이 좋았다”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녀도 처음부터 이 영화를 흔쾌히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판타지 영화의 여주인공의 전형을 깨고 싶었다는 천우희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껴지는 정석의 전형적인 여자 캐릭터의 느낌이 있었다. ‘아저씨’라는 단어나 말 자체가 문어체가 많아서 제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는 여리여리한 보호해주고 싶은 여성캐릭터였다”며 “판타지 영화라고 하면 누구나 생각하는 그런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제가 이 연기를 하게 됐으면 뭔가 좀 달라야하지 않을까 했다. 저 스스로도 제가 관객의 입장이면 고루하거나 식상한 것은 싫을 것 같았다. 보는 분들이 재밌으려면 식상함을 좀 탈피해야하지 않을까해서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조금은 더 친근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극 중 혼수상태에 빠져 병실에 누워있는 미소와 영혼으로 떠돌아다니는 당차고 귀여운 매력을 가진 미소를 연기하며 마치 1인 2역과 같은 복잡한 감정표현은 물론이고 회상 장면에서 나오는 시각장애인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천우희는 “감정적으로 어렵다기 보다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시선처리 같은 부분들이 의외로 좀 어려웠다. 남길 오빠가 장난으로 ‘누워있으니까 편하겠네’라고 했지만 편하지 않더라. 시간적인 여유도 없어서 마음이 조급하긴 했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본인이라면 영혼이 됐을 때 뭘 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제 맘대로 살 것 같다. 영화와 비슷한 설정이라면 물론 두려움도 있겠지만 저라면 과감하게 나가지 않았을까. 어차피 안 보이는데. 안 가본 세상에 대해서 궁금해서 미소보다는 덜 겁내고 나가지 않았을까 싶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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