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원석 부상 공백, 김성근 "멀티 포지션 준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4.06 06: 09

한화에 또 부상 악재가 찾아왔다. 이용규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던 김원석마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이탈하게 됨에 따라 외야가 다시 비상이 걸렸다. 
김원석은 지난 5일 대전 NC전이 우천으로 연기되기 전에 1군 엔트리 말소가 결정됐다. 4일 NC전에서 주루 플레이 중 왼쪽 햄스트링 통증을 일으켰고, 5회 수비에서 교체된 것이다. 정밀 검진 결과 4~5주 정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개막 후 4경기에서 15타수 8안타 타율 5할3푼3리 5타점으로 외야진에 새 활력을 불어넣으며 이제 막 빛을 보던 김원석에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한화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는 이용규가 송구 훈련을 시작하고 있지만 실전 투입에는 시간이 걸린다. 2군 선수의 1군 훈련 문제로 1~2군 소통이 단절됨에 따라 당분간 남은 1군 선수들로 이용규가 복귀할 때까지 버텨야 한다. 

김성근 감독이 내놓은 대안은 멀티 포지션이다. 김 감독은 "김원석이 빠진 좌익수 자리는 이양기가 본다. 최진행이 (상황 따라) 우익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최진행은 지난 2010년 1경기 1이닝 동안 1루 수비를 봤을 뿐, 나머지는 전부 좌익수로 나왔다. 지난달 26일 문학 SK전 시범경기에서 우익수로 선발출장하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했다. 
주 포지션 1루수인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의 예외없다. 김 감독은 "로사리오가 좌익수로 들어갈 케이스가 나올 것이다. '널 좌익수로 보낼 감독 심정이 어떻겠냐'고 하니 로사리오도 막 웃더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로사리오는 지난 2006년 루키리그에서 중견수로 1경기 9이닝이 외야 경험의 전부였지만, 지난달 24일 대전 KIA전 시범경기에서 좌익수로 2이닝을 뛰며 테스트를 받았다. 
최진행과 로사리오도 익숙하지 않지만 팀 사정상 멀티 포지션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 최진행은 "우익수가 어색하긴 하지만 선수라면 팀 상황에 맞게 나가야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로사리오 역시 "야구를 오래했기 때문에 좌익수로 나가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했다.  
최진행과 로사리오뿐만이 아니다. 김 감독은 "지금 팀 사정을 보면 외야 멀티로 나가야 할 선수들이 많다. 송광민과 신성현도 외야 수비 경험이 있다. 정근우도 외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광민은 2015년 좌익수로 4경기 25이닝을 소화했고, 정근우도 김 감독 체제에서 지난 2년간 중견수로 12경기(32⅔이닝), 우익수 2경기(3이닝), 좌익수 1경기(1이닝) 나왔다. 신성현은 지난 캠프에서 외야 수비 테스트를 받은 바 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어떤 케이스가 나올지 모른다. 전부 멀티로 움직일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중후반 선수 교체가 잦은 김 감독은 선수들의 멀티 포지션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고정 포지션이 아니라 수비 약화가 불보듯 뻔하지만, 부상자 속출로 비상이 걸린 외야를 어떻게든 끌고 가기 위한 고육책이다. /waw@osen.co.kr
[사진] 김원석-로사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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